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대만 총선 이후의 과제

파이낸셜타임스 13일자

중국 공산당은 최근 홍콩과 대만 선거에 만족스러워할 것 같다. 지난 9월 홍콩 의회 선거에서 민주파는 당초 예상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친(親)중국 세력에 도전하려는 이들의 시도는 좌절됐다. 지난주 토요일 대만 선거에서도 대만의 독립을 주장해온 천수이볜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반면 그동안 베이징과 보다 유화적인 관계를 희망해온 야당인 국민당이 승리를 거뒀다. 이번 선거 결과로 앞으로 천 총통이 계속 베이징을 자극하는 행동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천 총통은 대만 독립을 위한 헌법개정 주장 등을 통해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국 또한 다소 안도할 것이다. 미국은 이번 선거 결과로 그동안 천 총통에게 너무 앞서나가지 말라는 자신들의 충고가 대만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부정적인 결과도 낳았다. 첫번째 문제는 대만 정치 시스템이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사실이다. 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야당이라 불리고 있는 현실은 정치 시스템의 결함을 보여주고 있다. 총통이 여전히 국가 총수로서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이 과반을 차지한 의회와의 교착상태는 계속될 것이다. 또 다른 위험은 중국 지도부들이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경우다. 중국은 이번 선거 결과를 대만 국민들이 독립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천 총통의 민진당은 이전보다 의석 수를 두 석 더 늘렸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대만 유권자들이 중도를 원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중국과의 독립을 강력 주장하거나 친(親)중국에 목소리를 높인 두 종류의 급진주의적 태도에는 모두 반대했다. 선거가 끝난 지금 가장 좋은 선택은 중국과 대만이 대화에 나서는 것이다. 유익한 대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유화적인 태도와 천 총통의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성공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어느 하나만으로는 부족하고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