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남아 외국계할인점 급증

불황여파 소비자 가격 싼곳으로 발길최근 동아시아지역이 통화 하락, 자산가치 버블붕괴, 임금삭감 등의 영향에 따라 민간의 소비 지출 여력이 낮아지면서 외국계 할인점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특히 한국을 비롯 중국과 타이 등에서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하고 마크로, 카르푸, 테스코 등 외국업체가 소유한 하이퍼마켓(대형 슈퍼마켓)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먼저 타이의 경우 시암 매크로, 테스코-로투스, 카르푸 등이 소유한 하이퍼마켓의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타임스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현재 타이내 총 소매판매의 3분의 1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ING 베어링스 싱가포르의 아멜리아 메타는 이와 관련 "전 아시아 지역에 걸쳐 하이퍼마켓이나 할인점 등으로 소비 움직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보다 싼 상품가에 눈을 돌리고 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업체들이 이처럼 급속히 국내 시장을 잠식하자 순수 국내업체들과의 마찰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 최근 타이의 소규모 소매업체들은 외국업체의 시장 공략에 맞서 정부에 정책적 보호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타이 상무부는 외국 소매업체들이 유통점을 개설하는 것을 일부 제한하는 법안 상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LSA 타이의 한 애널리스트는 "소비지출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할인점들이 새 점포를 잇따라 열고 있어 국내 소매업체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와 함께 한국의 신세계나 인도네시아의 라마야나 등 일부 자국내 할인소매업체들이 외국계 유통업체에 맞서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도 예를 들었다. 최근 몇 년동안 수백만 명의 중산층이 중하위층으로 몰락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국내 소매판매 증가율이 5%를 밑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마야나는 올해 매출이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시아 대부분의 지역에 걸친 소비지출 약세의 원인이 아시아 지역 자금의 상당 부분이 자산 시장에 묶여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수년간 미국으로부터의 강한 수요가 수출을 촉진시키고 민간 지출과 투자를 고무시켜왔지만 자산시장의 거품이 붕괴돼 부(負)의 자산효과(negative wealth effect)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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