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img.sednews.com/2009/03/16/1HNXHKN670_1.jpg) | 조각가 김성복과 도깨비방망이 모양의 꼬리가 특징인 동물상 '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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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한국인, 파이팅!"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순복음교회 쪽으로 가다보면 튼튼한 두 다리로 성큼거리며 전진하는 두 명의 인물상을 만날 수 있다. 육중한 돌조각이지만 힘찬 발걸음은 금방이라도 앞으로 튀어나갈 것 같고 의지에 찬 표정은 바람도 가를 기세다. 조각의 제목은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 김성복(54) 성신여대 교수인 조각 작품이다. 유난히 바람이 많은 여의도 지역과 잘 어울릴 뿐 아니라 불황 한파에 기운 빠지는 사람들에게는 동지 같은 위안을 준다.
김 교수는 "인물상의 얼굴과 기본 골격은 사찰에서 볼 수 있는 '금강역사상(金剛力士象)'을 차용한 것으로 작품의 표정이나 근육질의 몸은 이상화된 아름다움보다는 민족의 정신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전통의 재해석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관념적인 한국의 조각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동시대의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할까를 고민하다 이 같은 형태에 다다랐다.
해태제과의 해태상을 조각하기도 한 그가 제5회 청작미술상 수상을 기념해 17~29일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에는 '바람이 불어도…'시리즈 외에 해태ㆍ용 등 신화 속 동물 형상에 상상력을 더한 '신화' 연작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이 동물상은 작가 특유의 해학과 감성이 스며 친근하면서도 익살스럽다. 작품에서 특히 시선을 붙드는 것은 눈과 꼬리. 작가는 "동물은 도깨비 방망이 모양의 꼬리에서, 사람은 부리부리하게 튀어나온 눈에서 불끈거리는 힘과 역동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세밀한 묘사보다는 선 굵은 형태가 주를 이루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원로 조각가 전뢰진의 제자인 김교수는 '쪼는 맛' 이 있어 석조를 더 좋아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애호가들을 위해 소형 브론즈 재질의 조각을 포함해 총 1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02)549-3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