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워너메이커컵 주인공 양용은 전격 인터뷰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류시환 기자] "아시아인 첫 메이저 대회 우승 자부심 느낀다" 아시아인 최초로 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양용은이 금의환향했다. PGA챔피언십 우승 트로피인 워너메이커컵을 들어 보인 그의 표정에는 흐뭇함이 가득했다. 한국골프의 위상을 드높인 그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교차할까. ▲ 1년6개월 만에 귀국했는데 어떤 느낌인가.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늘 그리워했던 고국 땅을 밟으니 기쁘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날 피곤했지만 설렘 때문에 잠이 쉽게 들지 않을 정도였다. ▲ PGA챔피언십 우승 후 국내에서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공항에 환영 인파가 몰려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환대를 받아 민망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많이 사랑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심경이 어떠한가. 한마디로 기쁘다. 우승 당시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흥분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이 됐다.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한국골프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 PGA챔피언십에서 최고의 샷을 꼽는다면. 대회를 치르는 동안 수많은 샷을 했다. 대회를 지켜본 팬들은 마지막 날 14번홀 이글샷과 18번홀 세컨드샷을 많이 기억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경기를 하는 동안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떤 샷이 최고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무덤덤하게 그냥 내 플레 이, 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했다. ▲ 오랜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했다. 해외에서 지내는 동안 국내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장거리 비행을 하며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막상 와보니 기분이 색다르고 좋다. 어쩌면 메이저 대회 우승 후 첫 국내 대회 출전이라 더 기분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자주 국내 팬들께 인사드리도록 하겠다. ▲ 최경주, 위창수와 함께 PGA 3인방으로 꼽힌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은가. 최경주 선배는 PGA 투어에서 매일 함께하다시피 한다. 연습라운드도 함께 하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고 서로를 격려하는 사이다. 위창수는 친구이면서 조력자이다. 우리 3명은 해외에서 함께 지내다보니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국내 대회에 함께 출전해 더욱 즐겁고 행복하다. ▲ 지난해에 비해 플레이가 한결 안정된 것 같다. 스윙의 밸런스를 찾으려 애쓴 덕이다. 올해 장비와 코치, 캐디의 변화는 없지만 스윙에는 분명한 변화가 있다. 연초에 스윙의 속도, 템포, 리듬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3월 혼다클래식에서 결실을 맺었다. 우승 이후 체력이 약해져 리듬감을 잃었지만 하반기에 들어서 다시 느낌을 되찾았다. PGA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이다. ▲ PGA챔피언십 이후 더 바빠져 리듬이 깨어질 것 같은 걱정도 되는데. 그렇다.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과 많은 축하 전화, 인터뷰로 여유를 찾기 힘들다. 또한 대회장에서 갤러리의 관심이 높아져 신경 쓸 일이 많다. 남은 시즌 동안 컨디션 조절에 신경 써서 결실을 잘 맺도록 할 계획이다. 다시 리듬을 회복하고 좋은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 앞으로도 일정이 많은 것으로 안다. 메이저 대회 우승 덕분에 시즌이 매우 길어졌다. 미국에 돌아가면 PGA그랜드슬램 참가를 시작으로 상하이, 홍콩 대회에 출전한다. 또한 골프월드컵에 위창수 프로와 함께 출전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LA에서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체브론 월드 챌린지에 참가하는 등 일정이 만만치 않다. 내년 시즌 개막전이 열리기 3주 전에야 모든 일정이 끝을 맺는다. 바쁜 일정이지만 기쁘게 생각한다. 최대한 체력과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내년 시즌에 대비할 계획이다. ▲ 바쁜 일정에도 휴식은 필요한 법이다. 여가는 어떻게 활용하나. 여가를 보낼 시간이 많지 않다. 짧은 시간을 쪼개어 가족과 전화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또한 미국에 있어도 한국 TV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요즘은 인터넷에 나에 대한 기사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짧은 휴식이 더 달콤한 법이다. ▲ 국내에서 활동하는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후배들이 국내에서 열심히 활동해줘서 고맙고, 덕분에 한국골프의 위상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열심히 해주기 때문에 선배들이 해외에서 마음 편히 활동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골프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잘 하는 선수가 곧 세계에서도 통하는 선수'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더 좋은 모습으로 해외 무대에서 만나면 좋겠다. 기다리고 있겠다. ▲ 평소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어려운 점이 많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힘들게 골프를 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골프 비용이 더 많이 들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래서 나와 같은 처지의 어린 선수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치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거창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부심을 느낄 정도는 된다. ▲ 앞으로도 골프꿈나무를 위한 지원사업을 지속할 계획인가.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후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스포츠재단이나 골프재단을 설립해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골프 꿈나무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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