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나친 원화강세 수출부담 우려

■ 환율전망·대책당국 개입도 추세반전보다 하락속도 조절 그칠듯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이유는 주식시장에서의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 때문이다. 환율변동 요인은 우리나라 경제의 펀드멘털과 국제수지, 다른 나라의 환율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외환시장은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절대적 요인이다. 외국인들의 주식매수가 늘어나면 국내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달러가 증가하게 된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량이 늘어나면 달러 가치는 원화에 비해 떨어지게 된다. 즉 원ㆍ달러 환율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 외국인 주식순매수에 흔들리는 환율 최근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는 엄청나다. S&P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전부터 시작된 외국인 순매수 행진은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대규모 주식순매수에 힘입어 원ㆍ달러 환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달 초 1,298원으로 시작했던 환율이 1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 1,265원선까지 하락했다. 특히 26일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는 3,000억원이 넘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도 26일 오전부터 환율이 요동쳤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관계자의 구두개입, 국책은행 등을 동원한 시장개입으로 간신히 하락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재경부는 여기에 외평채 발행계획을 밝히며 흔들리는 환율을 방어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평채는 원화로 발행해 달러를 매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에는 금리상승 요인,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1,265원선을 1차 저지전으로 하고 있으나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계속되는 한 하락의 속도를 저지할 수는 있지만 추세 자체를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었다. ▣ 환율급락의 문제점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와 대비한 각국 통화의 최근 가치변동을 볼 때 우리만 강세라는 점이 부담이다. 최근 대테러 전쟁 조기종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엔화에 대해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해 부담스러워 한다. 엔화는 최근 일본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등 일본경제 회복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면서 엔ㆍ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원ㆍ달러 환율도 내리고 있어 원ㆍ엔환율이 더 떨어지고 있다. 다른 나라 통화가치가 하락하는데 우리만 강세를 보이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의 수출에 큰 장애 요인이다. 더욱이 엔화와 대비한 원화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분야나 대일 수출에 있어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또 하나는 최근 원화강세가 주식시장의 흐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호전되고 있다는 조짐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 주식시장의 흐름만으로 원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에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주식순매수로 환율이 급락했다면 거꾸로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주식을 팔고 빠져나갈 경우 다시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전적으로 주식 때문에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전망 당국의 경고 수준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개입의 정도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엔화와 대비한 원화의 지나친 강세를 우려한다. 따라서 시장 관계자들은 정부가 어떠한 형태로든 시장에 개입하면서 지나친 원화가치 상승을 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시장은 당국의 개입이 원화강세 추세를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의 외국인 주식순매수 추세가 반전되지 않는 한 시장에서 달러 공급 물량이 워낙 엄청나기 때문에 당국이 개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국의 개입은 추세자체를 반전시키기보다는 하락의 속도를 조정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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