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포럼] 연구개발특구 내실 다질 때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도시 또는 지역의 수가 국가경쟁력과 동일시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프랑스의 소피아앙티폴리스, 중국의 중관촌과 같이 연구기관, 대학, 기업이 집적한 곳, 상시 혁신 활동이 일어나는 체제를 갖춘 혁신클러스터다.

우리나라에선 연구개발특구가 이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는 2005년 대덕연구단지를 모태로 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시작으로, 2011년 광주와 대구연구개발특구, 2012년에 부산연구개발특구를 지정했다. 올해 8월엔 농·생명 및 융복합 소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13개 공공연구기관, 450여개의 기업이 모인 전주·완주·정읍 일대를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해 공공연구성과의 확산과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추가로 마련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주요한 아젠다로 삼고 있는 현 상황에 보다 큰 함의를 지닌다. 해외에서도 대학, 연구소와 기업 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는 국가제조업혁신네트워크(NNMI) 구축을 위해 지역의 연구기관과 기업 파트너십을 통한 제조업혁신연구소(IMIs)를 지속적으로 설립해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돕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 5월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고 중점과제 중 하나로 2025년까지 제조업 혁신센터(공업기술연구기지) 40개를 만들어 업종별 기초 및 핵심기술 연구개발과 연구성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기업이 국가과학기술정책에 적극 참여토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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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공공연구성과를 사업화하는 연구소기업과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이 높은 첨단기술기업에게는 상당 기간 법인세를 감면해 주고 미래유망기술 발굴 및 사업화, 국내외 투자유치 등 각종 혁신네트워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연구개발특구 지역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정 당시 전무했던 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이 2013년 말에는 346개로 증가했다. 80개 이상의 연구기관과 3,000개 이상의 기업이 모이면서 만들어낸 매출액 규모가 연간 35조원이 넘고 종사자 수는 2만8,000명의 박사를 포함해 15만명에 육박한다.

연구기관과 기업간 네트워크를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113개의 연구소기업이 설립됐고, 연구개발에 높은 투자를 하는 첨단기술기업이 121개 지정되는 등 연구개발특구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올 초에는 제1호 연구소기업 콜마BNH가 코스닥에 상장돼 시가총액이 1조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미코바이오메드는 미국 의료기기 시장으로 진출해 5년 간 5,7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공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5개 연구개발특구의 내실화를 통해 성과 창출에 힘쓸 때다. 아이디어의 사업화에 필요한 수요기술을 이전하고, 양질의 기업이 창업될 수 있도록 공공연구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는 운영상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히 조치해 효율화하고 부족한 인프라는 보완하는 등 창조경제의 밑그림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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