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위어 이스트스프링운용 매니저, "한국 기업 배당에 인색… 투자 매력 낮아"

배당률 아시아 국가 중 최저

한국주식 편입 비중 줄어들어


"한국 기업의 배당 수준이 실망스러운 탓에 한국 주식에 대한 언더웨이트(벤치마크(비교 지수) 대비 덜 담는 운용 기법)가 편입 국가 중에서 제일 심합니다."

마거릿 위어(사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 아시아퍼시픽배당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3일 "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배당을 확대하는데도 유독 한국 기업들만 배당에 인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어 매니저는 이스트스프링 싱가포르 법인에서 5조6,000억원 규모의 아시아·퍼시픽 배당주 펀드를 운용 중이다. 국내에서는 동일한 전략의 '이스트스프링아시아퍼시픽 고배당 펀드'가 지난해부터 판매되고 있는데 지난해 7월 설정된 이 펀드(A클래스)는 설정후 13.7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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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 매니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배당확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내 기업들이 배당에 인색한 점을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들의 배당을 늘리려던 초이노믹스(최경환 부총리의 경제정책)을 환영했지만 실제 기업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라며 "아시아 전국가가 배당금을 확대하는 분위기지만 한국은 예외"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1990년대 아시아 기업들 가운데 절반만 배당금을 지급할 정도로 배당 수준이 낮았지만 지금은 94%의 기업들이 배당을 줄 정도로 선진화되고 있다"면서도 "한국은 배당률이 1~2%대로 아시아 국가 중 최저 수준이어서 배당 투자 매력이 낮다"고 밝혔다.

이처럼 저조한 한국의 배당률은 펀드 자산분배(포트폴리오) 중 한국 주식의 편입 비중을 줄이는 전략으로 이어졌다. 한국 주식을 언더웨이트한 결과는 오히려 높은 성과로 이어졌다. 위어 매니저는 "한국 주식의 펀드 내 편입비중은 8% 수준으로 벤치마크의 절반 수준"이라며 "배당 매력이 낮아 주식을 덜 담았는데 이러한 전략이 오히려 벤치마크를 웃도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지적했다.

아시아 전체적으로 배당주 투자 매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어 매니저는 "중국이 2010년 인구 증가 속도가 정점을 찍은 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며 "아시아 인구가 늘고 은퇴자들의 노후가 중요 화두로 떠오르면 배당이 중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트스프링은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고배당주를 가려낼 계획이다. 내수주의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 고평가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위어 매니저는 "한국의 아모레퍼시픽이 좋은 주식이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주가가 부담스럽다"며 "홍콩의 해운업체인 코스코퍼시픽(5%)이나 싱가포르의 항만 물류업체 허치슨포트홀딩스(7%)와 같이 그간 소외됐던 경기민감주 가운데 높은 배당률을 보이는 기업들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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