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인도와는 어깨 감싸안고

원자바오 총리 5년만에 방문<br>160억弗 대규모 경제협력 체결<br>"FTA교섭 조속 개시" 제안도

히말라야 국경을 사이에 둔 불편한 이웃으로 공존해 왔던 중국이 인도에게 손을 내밀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15일부터 사흘 간의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16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을 통해 인도 끌어안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 국경의 영토분쟁 등으로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중국 총리가 인도를 공식 방문한 것도 지난 2006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방문 이래 처음이다. 하지만 5년 만에 인도의 문을 두드린 원 총리는 급성장하는 인도 경제를 포섭하기 위해 보기 드물게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인도 포섭을 위해 원 총리가 꺼낸 첫 번째 카드는 160억달러 규모의 경협 계약이다. 이날 양국 기업들은 총 47건의 거래 계약을 체결, 지난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 방문 당시 발표했던 100억달러 규모의 경협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과시했다. 원 총리는 15일 인도 방문 첫 일정인 '비즈니스협력서밋'에서 "양국은 경쟁 상대가 아닌 파트너"라며 "세계에는 중국과 인도가 공존할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간 교역 확대를 위한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을 조속히 개시할 것을 제안했다. 총 인구 25억 명에 달하는 양국간 교역은 껄끄러운 외교 관계 속에서도 60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화해 제스처에 인도도 일단은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이날 뉴델리의 총리 관저에서 원 총리와 만찬을 가진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상호 신뢰 속에서 양국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가자"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도의 대중 무역적자가 200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되면서 인도측 불만이 잔뜩 고조된 데다 히말라야 산맥 부근의 국경 분쟁과 중국의 파키스탄 지원 등 외교적 난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양국이 본격적으로 손을 맞잡기까지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이 무역 장벽을 거두고 양국간 정치적 긴장감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FTA 교섭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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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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