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구제금융시대­외국은 인수허용

◎자금·선진기법 동원 공략 불보듯/「산업의 혈맥」 외국이 지배하는 꼴외국은행의 국내 금융시장 본격 진출이 눈앞에 닥쳤다. 세계 굴지의 은행들이 내년부터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국내 부실은행의 인수를 통해 전국 지점망을 확보, 국내 은행과의 본격적인 한판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들의 부실증가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은행들은 소규모 자본금(갑기금)의 지점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으면서도 적지않은 이익을 챙겨왔다. 따라서 내년중 자회사 또는 국내 은행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외국은행들은 막강한 자금력, 선진금융기법을 앞세워 국내 금융시장의 무차별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정부가 부실금융기관들의 부실을 정리해준다면 대형시중은행의 인수도 서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의 부실 은행을 인수한 시티은행은 이미 국내 부실은행의 인수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은행의 본격 진출은 국내 금융산업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 구조조정작업을 촉진시키고 장기적으로 후진성을 면치못하고 있는 우리 금융산업의 국제화에 기여하는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은행의 경쟁력이 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가피하게 금융시장을 전면 개방하게 됨으로써 자칫 금융이라는 혈관을 외국인에게 내줄 수 밖에 없다는게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업의 혈맥인 금융을 외국기관들이 지배함으로써 자칫 산업부문까지 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정서적 반감이 강한 실정이다. 한편 금융시장 개방으로 인해 재벌의 은행소유에 대한 논란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금융기관과 국내 재벌간의 형평성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은행 주인찾아주기가 절실하고 외국 금융기관보다는 국내 재벌이 주인인게 차라리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재벌의 은행 사금고화에 대한 우려가 강하기 때문에 현행 동일인 지분한도와는 다른 논리로 재벌의 은행소유를 막아야 한다는 논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이 경우 재벌의 은행소유를 막기 위해서는 금융전업가(외국인 포함)만의 은행 소유 또는 부채비율 1백%이상인 기업의 은행소유 제한 등의 규제장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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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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