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활용 지혜를(IMF시대/생활속의 구조조정)

◎범국민 「아나바다 운동」 펼치자/출산·유아용품 등 친지 이웃끼리 물려사용/재활용센터 이용 등 알뜰소비 확산 계기로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남봉숙씨(30)는 최근 세살난 아들을 위해 유아용 그림책과 완구인 레고를 친구로부터 얻어왔다. 이미 첫 아기 출산 때 먼저 시집간 친구로부터 유모차, 보행기, 유아욕조 등을 얻어다 사용한 적이 있는 남씨로서는 이처럼 남의 물건을 얻어쓰는 것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보통 5만원에서 10만원을 호가하는 이들 유아용품들은 사용기간이 기껏해야 1년을 채넘지 못해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남씨는 얻어온 이들 유아용품을 깨끗이 보관했다가 둘째 아기를 위해 사용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시 물려줄 계획이다. IMF한파에다 경제불안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최근 신세대 주부들사이에서는 이처럼 나눠쓰고 바꿔쓰는 알뜰문화가 확산돼 일상화되고 있다. 남이 쓰던 물건의 사용을 꺼리기보다는 경제성을 우선시 하는 실속파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비정기적으로 중고생활용품을 물물교환하는 일일알뜰시장이 열리고 있으며 서울시내에만도 상설재활용센터가 각 구마다 설치돼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또 서울 YMCA에서도 서초와 은평구에 상설재활용센터인 「녹색가게」를 개설,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상설재활용센터에서는 아동용조끼가 2백원, 여아용 구두가 1천원, 유명브랜드 핸드백은 1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또 겨울용 스웨터가 1천원, 때잘빠지는 세탁기가 5만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는 거실용 난로가 3만원 등 저렴한 가격으로 알뜰한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영등포구 상설재활용판매센터에서 만난 주부 최경애씨(45)는 『선진외국에서도 불필요한 물건은 서로 바꿔쓰는 알뜰소비문화가 보편화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알뜰소비를 정착시켜 우리경제의 거품을 걷어내는데 주부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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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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