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생 유괴ㆍ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0일 피의자 정 모(39)씨가 범행 직후 대학선배 A씨와 통화한 사실을 확인, 이 대학선배를 소환 조사해 결과가 주목된다. 또 정 씨가 이날 “두 어린이가 소리치며 반항해 동네 골목 벽에 밀어붙여 숨지게 했다”며 범행 동기를 다시 번복해 사건 전모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두 어린이 실종 당일 오전 정 씨를 만났고 살해 직후로 추정되는 오후 10시 정 씨와 휴대 전화로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따라 A씨 집을 압수 수색하는 한편 정 씨의 금융계좌 입출금 내역도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은 피의자 정모씨 집 화장실과 범행도구에서 나온 혈흔과 체액이 정씨 대학 선배 A씨의 것과 다르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병록 안양경찰서 형사과장은 “범행도구에서 나온 체액과 화장실 벽에서 채취한 혈흔의 유전자 분석 결과 A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유전자 분석이 아직 완벽하게 된 것이 아니어서 체액과 혈흔이 각각 누구에게서 나온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정 씨가 사건 당일인 작년 12월 25일 오후 6시께 담배를 사러 집을 나왔다가 두 어린이를 만났으며 어깨에 손을 얹었는데 소리치며 반항하자 부모에게 알릴까 봐 양손으로 이들의 입과 코를 막고 벽으로 밀어붙여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면서 “정 씨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계속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정 씨가 계속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진위 확인을 위해 이날이나 21일 실시하려던 현장 검증을 2~3일 늦추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