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금흐름 정상화유도 역부족"

"자금흐름 정상화유도 역부족" '11.17 자금난대책 실효성의문' 잇단 제기 지난 17일 발표된 정부의 기업자금사정 개선방안이 회사채 만기도래에 따른 자금시장 혼란을 잠재울 수는 있어도 자금흐름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20일 동원경제연구소는 '자금시장 안정방안 효과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대책이 채권은행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해 최근의 신용경색을 해결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투자신탁운용도 이날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급인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제표와 미래채무상환능력 등을 점수로 매겨 회사채 투자재개 여부를 점검한 결과 실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채권형펀드 조성에 따른 효과가 일정 부분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 부진과 경기하강국면 진입 등으로 회생가능판정을 받은 235개 기업에 대한 채권은행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금융기관의 관점에서 볼 때 회생가능판정기업들의 경우 어려워지는 경제여건 속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은행들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 같은 상황이 다시 신용경색을 초래해 기업부실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가 주도한 기업구조조정의 완료를 의미하는 2차 부실징후기업 처리가 발표됨으로써 그간 BBB급 채권 투자를 가로막아온 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희석될 것으로 예상해 투자검토 작업을 벌인 대한투신운용도 뜻 밖의 결과에 당혹해 하고 있다. 대투 채권운용팀 관계자는 "BBB등급 회사를 분석한 결과 불과 30여개 기업이 신용위험 기준에서 투자가능대상으로 분류됐지만 발행규모가 적거나 회사측이 회사채 발행을 기피함에 따라 실제로 투자할 만한 기업은 없었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의 보수적인 자산운용전략이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수익'중심에서 '위험관리' 우선으로 바뀐 점도 이러한 자금시장의 왜곡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동원경제연구소는 이번 대책에 포함된 수요기반확충방안으로 2차 채권전용펀드 10조원 조성과 이 펀드에 대한 프라이머리의 CBO편입 한도를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함에 따라 1차분 2조원과 2차분 7조원 등 총9조원의 채권수요가 확충돼 회사채 차환발행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ㆍ4분기까지 만기도래하는 기업발행 회사채는 총26조 3,000억원 규모. 이중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한 A등급의 회사채 7조원과 사실상 거래에서 제외되고 있는 워크아웃 기업의 회사채 5조3,000억원을 빼면 실제로 만기 도래하는 규모는 약13조 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BBB급인 4대그룹 계열사 발행채권이 일정부분 자체소화될 경우 외형상 내년 1분기까지의 회사채 차환발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동원경제연구소의 분석이다. 증시관계자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외형상 자금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지만 실질적인 기업자금난 해소과정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영훈기자 입력시간 2000/11/20 19:3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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