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유가… 셀프주유소 다시 뜬다

리터당 30~50원 싸 인기 업계도 관련시설 확충 검토<br> "기름 묻히며 주유할지…" 일부선 "정착에 시간필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셀프주유소를 찾는 알뜰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부산에 처음으로 세워진 한 셀프주유소에서 고객이 직접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다른 주유소보다) 리터당 50원 이상 저렴해 경제적이다. 셀프로 전환된 뒤부터 줄곧 이곳에서 주유한다.” 지난 25일 셀프주유소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둘러본 의왕시의 한 GS칼텍스 직영 셀프주유소에서 만난 김 모씨(35ㆍ남)는 “휴지 등 별로 쓸모없는 사은품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휘발류 가격을 더 낮춰주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한다.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 씨는 이 셀프주유소의 단골. 그가 이곳에서 주유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3개월째다. “고유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셀프 주유를 결심했다”는 그는 기자가 지켜보는 사이에 익숙한 손짓으로 주유기를 뽑아 주유를 시작했다. 새해 들어서도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 셀프주유소가 다시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셀프주유소들은 평균적으로 인근의 일반주유소에 비해 휘발유 기준 리터당 30~50원 정도를 싸게 받고 있다. 리터당 50원이 할인되면 5만원을 주유했을 때 휘발유 1리터 정도를 더 넣을 수 있다. 즉, 5만원 어치를 주유했을 때 적게는 1,600원에서 많게는 1,800원까지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가격, 사은품, 서비스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선 주유소들 입장에서도 셀프 전환 후 사정이 좋아진 사례가 많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일반주유소에서 셀프주유소로 전환한 주유소들이 평균 30% 정도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고, 경기도 시흥시 소재 한 주유소는 셀프 전환 후 2배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에 따르면 수원시 영통, 용인시 수지, 인천시 연수동 등의 주유소는 지난해 셀프 전환 이후 매출액이 20%씩 늘어났으며, 고유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4ㆍ4분기에는 3ㆍ4분기와 비교해 휘발유는 4%, 경유는 8%의 추가적인 매출 신장이 나타났다. 셀프주유소는 지난 92년 처음 도입됐다. IMF 외환위기 때인 97~98년 활성화되는 듯 싶었으나 이후 계속해서 줄어들다가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8년 1월 현재 ▦GS칼텍스 19개 ▦SK에너지 7개 ▦현대오일뱅크 2개 ▦S-OIL 1개의 셀프주유소가 운영되고 있다. 전국 주유소 총 개수 1만2,000개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숫자.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유업계도 관련 시설 확충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한 소비자 유류 비용이 증가하고, 인건비 상승 및 구인난으로 주유소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셀프주유소에 대한 요구가 급신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올해는 셀프주유소를 적극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에너지 관계자 역시 “셀프 주유소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급증할 시, 즉시 확대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의 주유 패턴을 면밀이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프주유는 하지만 대세를 이루기 까지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프주유소가 고유가를 타개할 수 있는 훌륭한 방안인 것은 맞다”면서도 “한국 사람 정서 상 손에 기름 묻혀가며 주유하고자 하지 않고, 바쁜 출근시간과 지친 퇴근시간에 차에서 내려 손수 기름을 넣으려는 고객이 얼마자 될 지 의문”이라며 한계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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