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실수가 최선의 작전

제8보(101~161)


마샤오춘은 자존심이 아주 세고 자기의 기분을 숨기지 않는 사람이다. 준우승을 했을 때는 시상식에 나가지 않은 적도 많다. 궤변에 가까운 언사로 빈축을 산 일은 허다하고…. 삼성화재배에만 불참 기록을 가진 것이 아니고 춘란배에도 농심신라면배에도 일방적으로 불참을 선언한 일이 있다. 한번은 기성으로 추앙받는 우칭위엔의 바둑을 혹평하여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고 고바야시 고이치의 바둑에 대하여 경멸조로 논평했다가 팬들의 항의에 시달리기도 했다. 직속 선배인 녜웨이핑의 바둑에 대해서도 비판을 서슴지 않다가 겸연쩍은 일을 당한 적도 여러 번이다. 한국에 처음 온 것은 1992년 가을 동양증권배 본선을 위해서였는데 첫판을 조훈현에게 불계패하고서 패배 선언 대신 공중에 가위표를 해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창호의 바둑에 대하여 처음에는 퍽 비하하는 발언을 마구 했는데 이창호에게 통산전적 2승9패를 하고서 비로소 입은 다문 바 있다. 이 바둑에서는 서반 좌하귀에서 횡재를 한 후 낙관에 젖어 안일한 수를 연발하다가 자멸하고 있다. 조훈현은 불리해질수록 투지가 생기는 사람. 서반의 실수를 멋지게 극복하고 연전승을 또 한번 일구어냈다. “교만한 마샤오춘을 상대로 맞아 싸울 때는 서반에 일찌감치 실수를 해주는 게 도리어 최선의 작전일지도 모른다. 마9단이 자만심에 빠져 제풀에 넘어졌으니 말이다.” 이 바둑을 관찰한 서봉수의 말이었다. 마샤오춘을 제압한 조훈현은, 준결승에서 모처럼 이창호를 꺾은 창하오와 결승3번기를 두게 되었다. 161수 이하줄임 흑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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