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올림픽 금메달과 노벨상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기적을 이룬 우리 한국의 3관왕들과 메달리스트들이 자랑스럽게 개선했다. 특히 이번에 한국의 쇼트트랙이 올림픽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 것은 체계적인 집중훈련과 기술습득, 그리고 고도의 작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식을 찌르는 바깥 쪽으로의 제트기 같은 추월작전은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들 모두에게 뜨거운 찬사를 보낸다. 지난해 12월10일 필자는 스웨덴 노벨상 시상식과 연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물론 평생 처음 입어보는 연미복과 나비 넥타이를 하고 식장인 콘서트홀에 도착했을 때 노벨시상식을 하나의 귀족잔치라고 비난하며 시위하는 데모대도 목격됐지만 간소한 시상식이면서도 그 장엄함을 느낀 것은 노벨상이 갖는 세계적 의미 때문이었을까. 시상식은 왕이 도착하자 팡파르가 울리고 무대의 중앙 통로를 통해서 수상자와 각 상 소개자, 그리고 아카데미 회원들이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엄숙하고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노벨재단 총재가 개회사를 하고 각 수상자 소개와 공적 발표에 이어 수여식이 거행됐다. 국왕은 수상자들에게 차례대로 상장과 금메달, 그리고 상금액 증명서를 수여했는데 한국에서 행사할 때처럼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지도 않고 수상소감을 발표하지도 않아 뭔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러나 수상소감은 시상식이 끝난 후 연회에서 차례대로 발표됐다. 흔히 올림픽 메달을 자연과학에서의 노벨상에 대입해 보기도 한다. 순간을 다투는 올림픽게임과 장기간의 기초연구투자를 필요로 하는 노벨상 수상과는 비교될 수도 없는 특징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림픽 메달 획득이 각고의 노력과 고도 전략의 결과이듯이 노벨상도 기초과학연구에의 장기간 집중투자와 연구자 개인의 창의적인 연구 의욕의 결과로 얻어진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노벨상을 수상한 호주의 피터 도허티 교수는 수상 비결을 묻는 한국 학생의 질문에 “담배 끊고 술을 적게 먹어라, 그리고 건강하게 오래 살면 수상할 수 있다”는 조크를 한 바 있다. 또 어느 수상자는 목표를 세운다고 수상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하다 보면 타게 된다는 얘기도 한다. 일본은 과학기술기본계획에 향후 50년 내 30명의 노벨상 수상을 목표로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일부 비판도 받고 있다. 노벨상 목표는 세우지 않더라도 연구자 개인의 창의적 의지와 정부의 장기적 지원정책이 어우러지면 수상이 앞당겨질 수 있지는 않을까?. 수많은 우리 과학자들은 밤낮없이 연구실에 불을 밝히고 있다. 정부도 오는 2007년까지 기초과학연구투자를 정부연구비의 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평화와 협력을 위한 올림픽경기에서 금메달을 향한 선수들의 열정과 목표의식이 없다면 열광과 환호 대신 무미건조한 경기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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