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신세기통신 지분 11.7%를 갖고 있는 ATI가 코오롱의 보유지분 23.52%를 인수할 경우 포항제철(지분 25.21%)을 제치고 최대 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ATI는 경영권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데다 그동안 포철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지분매각이 성사될 경우 신세기통신의 경영권은 포철이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은 최근 ATI와 지분매각을 위한 협상에 착수, 현재 가격을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은 경영권 행사가 어려운 만큼 신세기통신 지분을 매각해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ATI는 한국 통신시장 진출을 위해 신세기통신 보유지분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세기통신의 최대 주주인 포철은 ATI가 포철의 경영권 행사를 보장해준다면 코오롱 지분인수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코오롱과 포철은 각각 상대방의 동의가 있어야만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약정을 맺은 상태다.
특히 코오롱 보유지분 인수로 당장은 ATI가 최대 주주로 부상하지만 포철도 효성·한전 등 지분매각을 희망하는 소액주주 지분을 인수해 연내 지분을 40%수준으로 늘리면 경영권 행사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철 관계자는 『코오롱과 ATI가 지분양수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까지 양측이 포철측에 공식 협의를 요청해오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포철의 경영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포철은 특히 통신분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ATI를 경영파트너로 삼아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경우 국내 통신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포철은 최근 미국 사우스웨스턴 벨사의 지분을 코오롱과 함께 인수한데 이어 이날 제일은행 지분 0.05%도 인수, 신세기통신 지분율을 25.21%로 늘렸다. 포철은 효성과 한전 등의 지분 매각 희망업체들의 지분도 인수해 연내에 지분율을 40% 가까이 늘릴 방침이다.
이훈기자LHO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