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머니코드와 예산


<음악은 우리를 어떻게 사로잡는가> 얼마 전 3부작으로 방영된 EBS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제목이다. 음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멜로디와 바탕에 깔려 있는 리듬 등 음악의 구성요소와 속성을 다양한 예시와 적절한 비유로 친절하게 설명해 문외한이라도 쉽고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음악이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를 과학적인 분석보다는 우리와 우리의 삶에 대한 다채로운 해석이라고 본 인문학적인 시각이 인상적이었다.

프로그램에서는 또한 '머니코드'라는 다소 생경한 용어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머니코드'는 특별한 변주가 없는 익숙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대중의 인기를 끌 수 있어 작곡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코드를 말하며 'B' 'E' 'C#m' 'A'의 4개로 이뤄져 있다. 모차르트가 캐논 D장조에서 처음 사용한 후 비틀즈도 머니코드를 이용해 다수의 곡을 만들어냈고 2NE1의 곡을 포함한 많은 국내 히트곡에서도 사용됐다. 작곡가들 사이에 돈을 벌게 해주는 코드라는 의미에서 이런 별칭이 생겨났다고 한다.


내년 예산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342조5,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국민들을 위한 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국정운영은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 이 예산운영에서도 낭비 요소 없이 혜택이 모든 국민들과 경제주체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머니코드'가 무엇일까 고민해봤는데 국민이 원하는 바와 나라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예산 사용처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국가통계가 코드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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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오는 2013년 예산을 수립하면서 우선 국정운영 전반을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국가정책지표를 종합관리하고 정책 담당자들의 통계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데 많은 예산을 할애했다. 또한 응답자의 조사 부담을 줄이고 통계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장조사를 행정자료로 대체하는 작업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확대해 추진할 계획이다.

하모니는 둘 또는 그 이상의 음이 만들어내는 소리로 즐겁고 아름다운 소리이지만 적절한 하모니가 이뤄지지 않으면 듣기 괴로운 소음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운용하는 일은 장엄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비유할 수 있다. 이 오케스트라에서 모든 연주자들이 국정운영과 예산 사용의 머니코드인 '통계'를 숙지해 국민을 흔연하고 즐겁게 만들어줄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2013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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