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태원회장 “분식 책임” 사재출연] SK 경영권ㆍ지배구조변화 불가피

SK그룹은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와 1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에 대해 최태원 회장이 사재출연 등을 통해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앞으로 그룹 경영권 및 지배구조 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사재출연 배경= 최 회장이 사재출연 등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것은 어떻게 해서든 SK글로벌을 회생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시장의 불신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SK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오류를 제때 고치지 못했다”면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SK글로벌을 국제적 유통전문회사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사재 출연은 또 부당내부거래와 분식회계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최대한 재판부의 선처를 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도 해석된다. 검찰이 최 회장을 구속하면서 발표한 배임액이 2,000억원을 넘고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규모도 1조5,000억원에 달해 양 사건에 깊숙이 관련된 최 회장은 중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별경제가중처벌법 상 배임액이 50억원을 넘으면 5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면서 “양형을 줄이려면 최 회장은 최대한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맞교환도 무효화=SKC&C는 최회장의 워커힐 주식과 자사의 SK㈜ 주식을 교환한 지난해 거래를 무효화 했다. SKC&C는 이번 원상복귀 조치는 지난해 거래한 주식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으로 새로운 주식 취득이나 매각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SK C&C는 검찰조사 과정에서 당시의 주식교환 거래가 SKC&C의 이사회를 정식으로 거치지 않아 절차상의 하자가 있을 뿐 아니라 배임행위로 기소까지 돼 자사보호를 위해 원상복귀를 결정했다. 최 회장 역시 SKC&C를 살리고 주식 맞교환에 따른 국민들의 비난을 누그러 뜨리기 위해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경 SKC&C 대표는 “주식 맞교환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정상적인 이사회 운영을 포함한 투명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권ㆍ지배구조 어떻게 되나= 최 회장이 앞으로 출연할 사재 규모에 따라서 SK그룹의 경영권에 변화가 생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SK관계자는 “최 회장의 재산은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부분이 SK 계열사와 비상장사 주식이어서 사재 출연은 주식양도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변화와 관련, 관심의 초점은 최 회장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의 보유주식도 출연할 것인 지 여부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보유중인 주식 중 SK글로벌 지분(318만주, 시가 166억원 상당)이나 비상장 주식부터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지만 채권단이나 정부의 압력이 강할 경우 SK㈜ 지분까지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SK증권과 JP모건의 이면거래에 책임을 지고 SK증권 보유 주식 전량을 출연한 적이 있다. ◇SK 앞날은= SK그룹은 손길승 회장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 CEO들의 책임 경영체제로 일단 그룹을 운영하면서 지주회사체제로 그룹의 지배구조를 바꿔나갈 계획이다. 이노종 전무는 “각 사별 이사회와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지주회사체제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그룹처럼 순수지주회사체제로 갈 지 SK㈜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체제로 갈 것인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이 전무는 “계열사가 브랜드와 기업문화만을 공유하는 독립경영체제로 갈 것”이라며 “계열사간 관계는 훨씬 느슨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는 구조조정 본부의 역할도 축소, 중복투자 등 조정업무만을 담당케 할 방침이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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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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