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적의 급소는 나의 급소

제6보(72~77)


52분 만에 백72가 놓였다. “무엇을 그리 신중하게 생각했을까.” “혹시 좌상귀의 백을 살리려 했던 것은 아니겠지?” “그건 아닐 것이고…. 아마 중원을 어떻게 키울까를 생각했을 거야.” 요다는 52분 동안 형세판단을 한 것이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72로 받을 예정이었다. 이제 와서 좌상귀를 살리고 72의 자리를 흑에게 얻어맞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백76. 이것으로 판은 잘 어울렸다. 흑의 집은 어느덧 70집을 웃돌고 있다. 백은 좌변에 12집 정도가 있으므로 중원에서 53집을 만들면 덤이 있으므로 대항할 만하다. 흑77이 10분 만에 놓였다. 다케미야 9단은 흑77을 ‘이 한 수’라고 극찬했다. 만약 흑이 참고도1의 흑1로 하변을 키우려 한다면 백은 하변을 양보하고 백2로 씌울 것이 뻔하다. 또 만약 흑이 참고도2의 흑1로 둔다면 그때도 백은 2로 둘 것이다. 흑3으로 실리를 챙기면 백은 일관성 있게 4, 6으로 중원을 키울 것이다. 실전보의 흑77은 참고도1이나 참고도2에서 백이 둘 바로 그 자리를 역으로 점령하고 있다. ‘적의 급소는 나의 급소’라는 바둑격언이 딱 들어맞는 장면이다. 과연 백은 중원에서 53집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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