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하이닉스 반도체 공동개발

원천기술 확보 '승부수' <br>공정기술과 함께 명실상부 세계최고 목표<br>일본 정부-기업 공동 움직임에 적극 대응도.

24일 서울 한양대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공동R&D 협약식에서 정부^업계 관계자들이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성(왼쪽부터) 삼성전자 부사장, 김용근 산업자원부 차관보,박재근 한양대 단장, 박성욱 하이닉스 부사장.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손잡고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은 ‘마지막 걸림돌’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승부수로 읽힌다. 두 회사의 실력은 제조(공정)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 수준.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고 하이닉스는 각각 2위와 3위 자리를 차지할 정도다. 다만 핵심 소자구조 등 원천기술에서는 양사 모두 여전히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D램은 인텔에,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도시바에 매년 수억달러의 특허사용료를 지불할 정도로 취약하다. 이번 제휴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고도의 공정기술과 더불어 명실상부한 메모리반도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겠다는 계산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을 노골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라는 점도 주목된다. 일본은 원천기술 부문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차세대 메모리 핵심기술을 조기 개발하기 위해 움직여왔다. 도시바와 NECㆍ후지쓰는 STT-M램 원천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 2006년부터 향후 5년간 총 30억엔을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반도체 회사들이 메모리반도체 정상탈환을 위해 차세대 원천기술을 선점하려고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연합전선을 형성하면서 향후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둘러싼 한일 기업 간 경쟁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동개발이 1990년대 64메가비트(Mb) D램 개발 이후 사라졌던 두 메모리 선두기업의 협조체제를 부활한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일본과 대만 반도체 회사들이 ‘타도 한국’을 기치로 합종연횡을 하며 공동개발ㆍ생산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1ㆍ2위 기업은 상호 협력보다는 치열한 경쟁만을 펼쳐왔다. 최근 하이닉스가 대만 프로모스에 60나노 제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술유출 논란으로 두 회사의 관계는 더 악화됐었다. 이번에 두 회사가 정부로부터 사들인 특허 8건은 폴리머메모리(Po램) 관련 4건을 포함해 저항변화메모리(Re램)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들이다. 이 특허들은 모두 정부의 비휘발성 메모리 사업 1단계 프로그램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비휘발성 메모리란 전원이 끊어져도 데이터가 없어지지 않는 메모리를 말한다. 이중 주요 개발모델은 D램·플래시메모리의 미세화 한계로 개발 중인 새로운 메모리 가운데 유력한 대안인 수직자기형 비휘발성메모리(STT-M램). STT-M램은 테라비트급 차세대 메모리로 2011년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비트(tbps)는 1조비트에 해당되는 정보량으로 테라비트급 메모리는 1만2,500년분의 신문기사나 50만곡의 MP3파일 또는 1,250편의 DVD 영화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두 회사는 이번 제휴와 별개로 상변화메모리(P램), 마그네틱램(M램), 제로램(Z램) 등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를 독자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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