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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액티브펀드가 ETF보다 낫다

거숀 디슨펠드 AB자산운용 하이일드 채권 담당 이사


거숀 디슨펠드 AB자산운용 하이일드 채권 담당 이사

최근 몇 년 동안 하이일드 상장지수펀드(ETF)는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3년 초 이후 하이일드 ETF에는 88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동안 하이일드 시장에서 대규모로 자금이 유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하이일드 ETF는 액티브 하이일드 채권과 비교해 수수료가 낮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하이일드 ETF는 장기 투자를 위한 좋은 투자처는 아니다. 요즈음 하이일드 ETF의 수익률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변동성도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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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평가사 리퍼에 따르면 상위 20%의 액티브 하이일드 매니저들은 ETF의 수익률을 월등히 웃돌고 있다. 액티브 매니저의 전체 평균 수익률과 봐도 기존 하이일드 ETF의 수익률을 넘어선다. 비용의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하이일드 ETF는 많은 투자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싸지 않다. 일부 ETF의 수수료가 뮤추얼 펀드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다. 이는 대부분 주식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하이일드와 같이 유동성이 낮은 시장에서 비용지급 비율은 액티브 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또 하이일드 ETF에는 여러가지 거래비용이 든다. 이는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채권의 유출입이 빈번하게 일어나면 펀드의 등급에 영향을 미친다. ETF 매니저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채권 거래에 큰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TF를 매입하는 투자자는 호가 스프레드도 부담해야 한다. 호가 스프레드란 고객에게 제시되는 딜러의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차이를 말한다. 변동성이 높아지면 스프레드는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며 수익률을 하락시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ETF는 지수에 묶여있다는 특징 때문에 액티브펀드 매니저처럼 투자 한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없다. 지난해 유가하락이 시작되었을 때 하이일드 시장에서 에너지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액티브펀드 매니저가 전략적으로 에너지 섹터의 투자 비중을 축소할 수 있었지만, ETF 투자자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시장에 남은 ETF 투자자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일부 투자자에게는 ETF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ETF는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투자자가 하이일드 시장에 접근할 때는 적합하다. 또 ETF는 효과적인 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하이일드 채권시장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투자자에게 ETF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 경험이 풍부한 액티브펀드 매니저를 선택함으로써 투자 위험을 낮추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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