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건설 이라크 미수금 회수가능할까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받지 못한 공사대금 13억여달러(1조3천500억원)를 회수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라크 정부가 현대건설의 미수금 금액을 확인하는 내용의 공문을 현대건설로 보내왔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라크가 본격적인 미수금 반환 협상테이블에 나오는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는 이전부터 민간 채권과 관련해 시티그룹과 JP모건 등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해외 민간 채권자들과 채권 처리 관련 협상을 계속해 왔으며, 지난3월에는 방한해 현대건설과 직접 미수금 관련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라크 정부는 작년말 주요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이 최고 80%의 이라크 공공부채를 탕감해준 것과 같이 현대건설 등 민간기업의 미수금도 파리클럽의 결정에 준해 삭감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공공채권을 선진국들이 거의 전액을 삭감해줬듯이 현대건설의 미수금도 탕감해 줘야 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미수금 반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난 5월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이라크 재무성과 중앙은행, 민간채권자회의가 소집됐다. 이 자리에도 현대건설 등 국내 이라크 미수금이 남아 있는 건설사들이 대거 참석해 이라크 정부와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이때 이라크 정부는 미수금을 갚을 능력이 없는만큼 공공부채를 탕감한 파리클럽의 결정에 준해 민간채권도 탕감해달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전해졌다. 한편 현대건설은 협상 외에도 국제 소송을 통한 미수금 반환도 추진중이다. 현대건설은 미수금 회수를 위해 1997년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각각 10억달러와 7천만달러 짜리 미수금 반환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런던 소송은 지난 3월에야 주이라크 영국 대사관이 이라크 정부에 소장을 송달했다. 뉴욕 소송은 지난 4월 항소심까지 궐석 재판을 통해 승소 판결을 받았고 최종심만 남겨 두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수금 원금은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기 직전까지 벌인 공사 대금으로 후세인의 이라크 정부가 전복된 현재 이 문제를 책임질 실무 부서가 없고 설사 현 정부가 책임진다고 하더라도 그럴만한 경제적 능력도 없어 승소한 금액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가 파리클럽에 준하는 채무 탕감을 주장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의 공사 미수금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계속 설득하면서 미수금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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