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대국민 복지의식 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증세없는 복지'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현재 수준보다 복지를 늘리기 위해 세금을 더 낼 생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절반 이상은 본인 가정의 소득이 전체 사회의 중간 정도에도 못 미치는 '하위층'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19일 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 보건복지 방향설정과 정책개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16개 광역시도 만 20세이상 남녀 1천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정부의 보건복지 혜택에 "만족한다"는 평가는 18.5%(만족 16.5+매우 만족 1.9)뿐이었다.
"만족스럽지 않다"는 대답이 28.2%(불만 24.7+매우 불만 3.5)를 차지했고, 나머지 44.9%는 "보통"이라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복지 정책의 만족도가 높지 않음에도,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에는 절반 이상이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세금을 더 내더라도 복지수준을 높이는데 동의한 응답자는 전체의 40.0%에 그쳤다. 26.0%는 오히려 "복지수준이 낮아져도 세금을 좀 더 내려야한다"고 주장했고, 25.4%는 "현재의 세금과 복지수준이 적정하다"고 진단했다. "잘 모르겠다(8.6%)"는 반응까지 더해 국민의 60%는 '복지수준 제고-조세 부담 증가' 조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연령별로는 30대(45.0%)와 40대(43.8%)에서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은 반면,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34.1%에 그쳤다. 가구 소득 기준으로는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내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또 국민은 전반적으로 자신 가정의 소득이 사회 속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과반수인 50.5%가 소득 하위층에 속한다고 답했고, 36.9%는 중위층으로 인식했다. 스스로를 소득 상위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10.5% 뿐이었다. 실제 소득이 월 400만~499만원인 가정의 20.4%, 월 500만원이상 가정의 14.1%도 "우리 가정은 하위층"이라고 정의했다.
올해부터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만 0~5세 모든 가정에 보육료를 지원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56.1%)이 반대(41.5%)보다 우세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보건복지정책의 초점은 경제와 복지를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고, 빈곤의 악순환을 끊고 생애주기별 욕구와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데 맞춰져야 할 것"이라며 "중장기 방향 설정과 동시에 단기적 과제를 도출해 해결하는 이원화 체계로 진행돼야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