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25일] 공공요금 인상, 물가 부추기지 않도록

전기ㆍ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영수지가 악화돼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요금인상이 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정부는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가정용 30%, 산업용 50% 인상하고 전기요금의 경우 가정용 2%, 산업용은 5% 올려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생을 이유로 수년 동안 묶어온 요금을 계속 동결할 경우 인상요인이 누적돼 경영이 한계에 이르는 것은 물론 이를 견디다 못해 한꺼번에 올릴 경우 서민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여당 등 정치권은 요금인상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면서도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시기도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어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가스ㆍ전기 등 공공요금은 ‘민생’ 을 이유로 오랫동안 인상이 억제돼왔다. 이 때문에 신규 투자를 하려 해도 재원조달이 쉽지 않고 수지도 악화되는 등 경영여건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다. 하지만 이들 요금을 인상할 경우 그 후가 더 문제다. 공공요금 인상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확산시켜 물가인상에 불을 붙일 게 뻔하다. 공공요금이 오른 것을 핑계로 지방자치단체들도 요금인상에 나설 것이고 개인서비스 요금도 덩달아 뜀박질할 수밖에 없다.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임금 추가 상승→물가 추가 상승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에 가장 시급한 것은 물가안정이다. 물가인상의 악순환이 반복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될 경우 경제는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공공요금이 인상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로 뛸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현재로서는 공공요금 인상을 보류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경영난이 심하다면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해 일시적으로 인상요인을 흡수하는 것도 대안이다. 아울러 당국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편승한 무분별한 가격인상에 대한 감시도 강화해야 한다. 기업들도 가격혁신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물가안정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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