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北, 몽골 통해 美와 양자회담 시도…'통미봉남' 전술 사실로

[위키리스크 폭로] 한반도 관련 내용은<br>작년 中도 北·美와 3자회담 제안… 韓배제한 대화채널 추진 드러나<br>김정은 권력승계 위해 화폐개혁 정치적 반대세력 축출 방편 활용

북한이 지난해 8월 몽골을 통해 북미 양자회담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져 이른바 북한의'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중국은 기존의 6자회담 대신 중국과 미국ㆍ북한만 참여하는 3자 대화를 비밀리에 미국에 제안하는 등 북한과 중국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한반도 문제 논의를 위한 대화 채널을 구축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지난해 북한이 전격 단행한 화폐개혁은 김정은의 권력승계를 위해 정치적 반대세력을 축출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미 국무부의 외교 전문을 통해 1일 공개됐다. 이날 교도통신의 인용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4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북ㆍ미ㆍ중 3자 대화를 미국 측에 제안했다. 지난 2008년 8월 중단된 이래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대신 새로운 대화체제를 갖추자는 것으로 6자회담을 구성하는 한국과 러시아ㆍ일본을 배제하는 구상이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뒤이어 8월에는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위해 몽골 측에 '다리'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몽골 주재 미 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전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몽골 측과 회담을 가진 김용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6자회담 복귀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며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의 대미 접촉 창구는 이른바 뉴욕채널이라고 불리는 미국 뉴욕 소재 유엔북한대사관이 유일했다. 김 부상은 또 미국 여기자 두 명 석방 당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양자 대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면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남편인 클린턴'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문은 이 같은 김 부상의 발언이 준비된 원고를 읽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단행된 북한 화폐개혁의 배경도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외교전문을 통해 밝혀졌다. 북측 소식통을 인용한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의 최근 전문에 따르면 북한의 화폐개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을 김정은의 권력승계 전략의 일환으로 인플레이션 해소와 빈부격차 완화 등의 경제적 목적 외에 김정은에 반대하는 내부 세력을 색출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됐다는 것이다. 이 외교전문은 이밖에 심상치 않은 북중 관계도 언급됐다. 소식통은 북한 내에 '중국이 북한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지만 중국이 북한을 147개 관광추천국이나 137개 투자추천국에 포함시키지 않는 데 대해 북측이 내심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중국의 '창춘ㆍ지린ㆍ투먼' 경협사업 가운데 투먼 개발계획에서 손을 떼는 등 양국 관계가 아주 나빠지고 있다고 전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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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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