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약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들이 환율방어 의지를 밝히는 등 국제환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티에리 브레통 프랑스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정부 자문기관인 경제사회위원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유로화가 더 이상 절상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브레통 장관은 “유로화 가치가 지난 3주간 달러화 대비 6.7%나 상승했다”며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지나치게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환율은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우리는 환율의 이러한 위험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ㆍ유로 환율은 이날 발표된 미 CPI 상승의 영향에다 이 같은 브레통 장관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며 뉴욕시장에서 장중 유로당 1.2920달러에서 순식간에 1.2702달러까지 급락했다. 한때 109엔대까지 떨어졌던 엔ㆍ달러 환율도 장중 달러당 111.27엔으로 수직 상승하는 등 국제 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독일 경제부도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달러ㆍ유로 환율이 지난 2월 이후 수직 상승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경우 수출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도 최근 달러당 109엔대가 붕괴되는 등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재무성 등에서 “환율 하락세가 과도하다”며 구두경고를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연기금이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도 11일 12년 만에 ‘1달러=8위안’ 구도를 깨고 ‘1달러=7.9982위안’을 고시해 미국에 ‘선물’을 주는 듯하더니 ‘1달러=8위안’으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