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제조업 기반 운용사 13곳 주총서 거수기 역할만 했다

반대의결권 행사 2건 불과


삼성자산운용ㆍ동부자산운용ㆍ하이자산운용 등 제조업 기반 운용사가 외국계와 독립계 운용사에 비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반대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경제신문이 코스피200 편입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 1,311개(분리안건 기준)에 대한 49개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 기반 운용사 13곳은 총 2,422개의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는 단 2건(0.08%)에 불과했다. 외국계 운용사 9곳은 총 1,708건의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반대 의결권 행사 건수는 70건(4.09%)이었다. 독립계 운용사 27곳은 총 6,628개의 의결권 행사 중 반대 의결권 행사 건수가 51건(0.77%)이었다.


삼성자산운용ㆍ동부자산운용ㆍ하이자산운용ㆍLS자산운용ㆍGS자산운용ㆍ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등 11개 자산 운용사는 올해 주총에서 반대 의결권을 단 한 번도 행사하지 않았다. 특히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최근 의결권 행사 지침을 명시하며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기업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꾸준히 행사하고 있는 사안에 관해서도 제조업 기반 자산 운용사들은 대주주의 손을 들어주는 거수기 역할에 충실했다. 국민연금이 이례적으로 의결권 반대 행사 사실을 사전에 명시했던 신사현 만도 대표의 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서도 현대인베스트먼트ㆍ동부ㆍ한화자산운용 3곳은 찬성했다. 권종호 전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운용사들의 의결권 행사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위탁 운용사 선정시 운용사의 과거 의결권 행사 내역을 평가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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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기반 자산운용사 중 올해 단 한 번이라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곳은 한화와 현대자산운용뿐이었다. 한화의 경우 삼광글라스의 조동석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과거 출석율 미달 및 과거 이사로서 성실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현대는 한전기술의 감사 선임건에 대해 감사 후보가 명시되지 않았다며 반대했다.

이민형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기업지배구조원은 주총 안건의 20% 정도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다"며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잡더라도 그나마 비슷한 반대율을 보여주는 곳은 외국계 운용사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제조업 회사들과 관계사로 엮인 운용사들의 경우 여러 이해관계로 엮여 있어 소신 있는 의견을 내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운용사 내부 의결권 행사 지침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오뚜기의 김인식 사외이사 선인 안건에 대해 지난 3년간 평균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하다며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반면 슈프리마의 권혁일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출석률이 저조한데도 찬성 의견을 냈다. 이 연구원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내역이 다르면 의결권 행사의 일관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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