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강제 입원당한 인도의 `지율스님'

"댐 증축 반대"에 치안교란·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

정부의 댐건설 공사에 맞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던 인도의 대표적 여성 환경운동가 메다 파트카르(52)가 6일 경찰에 의해강제 입원됐다. 델리 경찰청은 이날 새벽 700여명의 경찰관을 동원,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파트카르를 체포해 입원시켰다. 마니시 아그라왈 경찰청장은 브리핑에서 "치안교란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파트카르를 체포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75명을 함께 연행했고 현재 26명은 구금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파트카르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지지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만모한 싱 총리가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주재한 직후 전격적으로이뤄진 것이다. 이에 파트카르의 지지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환경단체 회원 수백명은 파트카르의 체포 직후 단식농성장 주변에서 밤새 반정부 구호를 외치면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난 부핀드라 라왓은 "그들은 마치 테러범에 대한 작전을 벌이듯이 농성현장을 덮친 뒤 우리들을 개처럼 끌고갔다"고 비난했다. 파트카르가 떠난 자리에는 7명의 환경운동가들이 "경찰의 공격으로 우리 의지가 더욱 확고해졌다"면서 새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인권단체와 야당도 이날 정부가 합법적 시위를 말살하고 있다고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전인도 의학연구소(AIIMS)의 집중치료실로 옮겨진 파트카르는 병원측이 제공하는 음식과 약은 일체 거부하고 있으나 현재 의식도 있고 상태도 비교적 양호한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7명의 경호원을 배치, 병실을 통제하고 있다. 정부가 구자라트주에 있는 나라마다 강의 댐 높이를 110m에서 121m로 높이기로 결정한 직후 단식농성에 돌입한 파트카르는 20여년째 `나라마다 강 구하기 운동'을벌이고 있는 주인공이다. 파트카르는 "3만5천명의 수몰민에 대한 이주 대책부터 먼저 세워라"면서 정부의 단식농성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 "보상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댐공사 현장에 장관들을 보낼테니 단식을 중단하라"는 싱 총리의 호소도 소용없었다. 파트카르의 단식농성에는 인도의 대표적 여류작가 아룬다티 로이(45)와 전직 장관 등 수십명이 저명 인사들이 지지를 표시했다. 정부당국은 4천만명에 대한 식수 공급과 관개, 발전 등을 위해 댐 높이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이로 인해 최대 25만명이 생활터전을 잃을 수 있는데다 생태계도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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