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명품 브랜드 ‘FTA 효과’톡톡

백화점 명품관 매출 최대 60% 늘어
유럽산 브랜드 공세로 국산 브랜드 위축 우려 한ㆍEU FTA 발효 효과로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출이 60%나 늘었다. 잇따른 명품들의 가격 인하 결정이 구매 심리를 자극해 가격을 인하하지 않은 브랜드까지 매출이 덩달아 뛰고 있다. 한ㆍEU FTA로 인해 장기적으로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하와 유럽산 신규 브랜드의 상륙이 이어져 국산 브랜드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 샤넬, 프라다 등의 가격 인하 결정이 알려진 후 첫 주말인 지난 16~17일 백화점 명품관의 매출이 최대 6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 수 역시 평소 주말보다 3배 가량 늘어 FTA 효과 체감도가 예상보다 컸다. 특히 샤넬과 프라다의 경우 가격 인하 방침만 알려졌을 뿐 아직 가격을 내리지 않았지만 주말 이 곳 매장을 찾는 방문객 수는 2~3배 가량 늘었다. 아울러 보테가베네타, 입생로랑 등 아직 가격을 내리지 않은 브랜드들의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이는 명품은 부유층의 기호품인 만큼 가격 변동에 민감하지 않아 FTA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명품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른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가격 인하 결정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심리적으로 자극을 받은 고객들이 명품 매장을 찾았다가 계획과는 무관하게 지갑을 열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비이성적이며 비합리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게 바로 명품”이라고 설명했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도 “군중심리에 지나치게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명품을 직접 만드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ㆍEU FTA 발효가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하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 심리를 자극해 명품 시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에르메스와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경우 가격과 상관없이 팔리지만 버버리, 코치, 토리버치 등과 같은 명품 엔트리급들은 가격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유럽 브랜드에서 시작된 가격 인하 바람이 미국 등 여타 브랜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난 금융위기 때 전세계적으로 매출 타격이 컸던 버버리, 토리버치 등의 브랜드들은 가격 변동에 상당히 민감하다”며 “이들은 해외 판매 가격과 국내 가격차가 현저해 다른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해 향후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유럽 신규 브랜드들의 상륙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루이까또즈, MCM 등 국산 메이커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제일모직과 LG패션 등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토종브랜드 키우기 보다 수입 브랜드 판매에 치중하고 있는 만큼 갈수록 한국 패션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임, 마인, 구호 등 국내 토종 브랜드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FTA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유럽 브랜드들이 들어올 경우 소비자들의 선택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살아남기 위해 토종 브랜드들의 변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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