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라중공업 회생의 길 열렸다

현대의 위탁경영은 한라를 일단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현대의 신용도와 앞선 경영 노하우를 활용해 한라를 다시 회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96년 8,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건설한 한라의 삼호조선소는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수주해 놓은 일감(수주잔량)도 1년치 작업분에 해당하는 16척에 달한다. 현대는 또 앞으로 한라중공업의 신규수주에 대해 현대가 보증을 서주는 방식으로 추가 영업을 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위탁경영은 한라의 모든 경영권을 현대에 위탁, 대외 신인도와 기술력, 경험이 많은 현대의 이름으로 영업 및 생산 등을 전개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채권단에 의한 위탁경영은 있었지만 경쟁 회사에 의한 위탁경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현대의 위탁경영밖에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었지만 현대가 이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한라중공업의 현재 재무상태로는 위탁경영을 통한 경영정상화가 어렵기 때문이였다. 따라서 앞으로 현대와 채권단이 구체적인 위탁경영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채권단이 총부채 7,500억원 중 1,000억원 정도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부채를 보유한 채 현대의 보증을 통해 경영을 계속한다는 것. 하지만 현대측은 이와 동시에 한라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금융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라중공업은 구조조정 작업을 맡고 있는 로스차일드와 공동으로 RH중공업이라는 가교회사를 설립, 채무보증 등을 제외한 자산과 부채만을 이 회사에 넘긴 후 현대가 RH중공업을 위탁경영하는 방식으로 현대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민병호기자BHM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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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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