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관광]야생화,양떼,만년설'한장의그림'

[관광]야생화,양떼,만년설'한장의그림'스위스 융프라흐요흐 가는길 스위스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대자연의 사계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선을 이동할 때마다 풍경이 천변만화한다. 기차길 옆 피어난 지천으로 피어난 노란 민들레, 500여종의 달하는 야생화의 향연, 눈이 녹아 개울을 세차게 흐르는 봄물, 야트막한 구릉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젖소떼…. 그뿐 아니다. 진초록의 초원에는 샬레와 스위스풍 집들이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고 울창한 산림이 이를 껴안는다. 저멀리 알프스 정상의 만년설은 눈보라가 일면서 신비감을 더한다. 스위스 중서부에 위치한 인트라켄시의 라우터브루덴역. 계곡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인 융프라우요흐역으로 가는 길목이다. 이곳의 최대 볼거리는 300M에 달하는 슈타우프바흐 폭포. 하늘에서 내려꽂히는 듯한 폭포 아래에는 무지개가 피어나고, 바로 밑 잔디밭에서는 양떼들이 여행객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기차에 몸을 싣자 꼬불꼬불한 철길을 따라 펼쳐지는 알프스의 풍경들. 여행객은 알프스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정신을 빼앗기고만다. 꼬불꼬불한 철길을 따라 펼쳐지는 알프스의 풍경들. 노란 민들레의 군락, 푸른 초원, 새하얀 알프스 설봉…. 어딜 둘러봐도 한장의 그림엽서이다. 쉴새없이 터지는 카메라의 셔터 소리. 1시간쯤 지났을까. 클라이네 샤이데역(2,061M)에 도착한다. 저멀리 눈으로 뒤덮힌 3개의 바위산이 눈앞에 잡힐 듯 보인다. 융프라우(4,158M), 묀히(4,099M), 아이거(3,970M). 여행 목적지로 융프라우요흐로 불리는 3개의 봉우리다. 한국인이 스위스를 찾으면 반드시 들리는 알프스 최대의 관광지이기도 하다. 생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다가 융프라우요흐 행 기차를 탔다. 기차는 「토블러」라는 톱니바퀴 레일을 의지해 천천히 터널속으로 들어갔다. 이 터널은 아이거, 뮌히 등 두 봉우리의 암반을 뚫어 만들었는데 약 100년전 16년이 걸려 완성했다고 한다. 융프라우요흐로 오르는 터널은 생각보다 덜 지루하다. 중간에 아이거반트역(2,865M)과 아이스미어역(3,160M)에 5분씩 정차해 유리 벽을 통해 알프스의 빙하와 영봉을 여유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악인들에게 악명높은 아이거봉의 북벽을 편안하게 보는 재미는 생각보다 유쾌했다. 드디어 융프라흐요흐역. 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인 스핑크스 테라스로 올라갔다. 그러나 융프라우는 눈보라에 갇혀 이방인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안개같은 눈구름이 가끔 그치면 그 장엄한 모습을 살짝 드러낼 뿐이다. 산책로를 타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기압 차로 귀가 멍멍하고 구역질이 나올 것만 같다. 만년설만 눈을 멀게 할 듯 빛난다. 융프라우요흐 역은 알프스에서 가장 긴 22㎞의 알레취 빙하를 뚫어만든 얼음궁전도 구경거리다. 아치형의 지붕, 얼음으로 만든 야생동물 등이 푸른 불빛 아래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내려오는 길. 우리나라의 산과 자꾸 비교돼 괜히 기가 죽는다. 이때 올해 칠순이라는 스위스 노인 가이드의 푸념이 들려온다. 『젊은이들은 인근 도시나 유럽의 다른 나라로 자꾸 빠져나간다. 인트라겐에는 노인밖에 안 남았다』는 것. 위압적이고 장엄한 알프스의 융프라흐. 「여행지」로는 부족함이 없는 이곳도 「삶의 터전」이기에는 아쉬운 게 많나 보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입력시간 2000/05/23 17:5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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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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