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가치 상승 속도가 부쩍 빨라졌다.
상하이 외환거래소에서 위안화는 지난 13일 달러당 8.0472위안을 기록해 처음으로 달러당 8.05 아래로 떨어졌다. 14일에는 8.047위안으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8.05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차적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8.05선이 힘없이 붕괴된데다 중국 당국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위안화 강세 행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7월21일 위안화 가치를 2.1% 전격 절상한 이후 '가랑비에옷 젖듯' 미세한 상승세를 유지하다 최근 들어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만 13일까지 0.17% 상승했다. 지난해 7월21일이후 올해 1월 말까지 6개월 남짓한 동안에 0.61% 상승(월 평균 0.1%)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이달 9일 8.0558위안에서 13일 8.0472위안으로 이틀동안(영업일 기준) 0.11%나 상승했다. 이틀 동안의 위안화 상승폭이 지난 6개월 동안의 월평균 위안화 상승폭과 맞먹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15일 "중국 당국이 올해부터 위안화 환율 결정방식을 변경한 것이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올해부터 주요 은행들로부터 시장환율을 제공받아 공식환율을 결정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이때 은행들이 제시한 환율 중 최고환율과 최저환율을제외하고 나머지 환율들을 가중평균하는 방식이다.
위안화의 급상승세에 대해 중국 당국은 '방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위안화 흐름은 중국 당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샤오링(吳曉靈) 인민은행(PBOC) 부행장은 14일 한 포럼에 참석해 최근 급격한위안화 상승은 시장의 수요, 공급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7월과 같은 인위적 위안화 평가절상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의 위안화 환율개혁 압력이 갈수록높아지고 있는데다 한국과 일본 등의 환율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중국 당국이 3%내외의 절상조치를 일시에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하이 금융소식통은 "한국의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최근 얼마나 상승했는지를생각하면 위안화 가치의 왜곡 정도를 알 수 있다"면서 "하루 변동폭 0.3%로는 시장의 가치왜곡현상을 풀어나가기에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가 최근 급상승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7월21일 절상조치 이후위안화 가치는 불과 2.8% 상승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중국 당국은 일단 0.3%의 하루 변동폭을 적극 활용해 시장의 수급에 따른 절상 흐름을 유지하다가 적정시점에 '합리적인 폭'의 절상조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그 폭은 지난해와 같이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월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감안할 때 절상시기를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