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연극] 대학로 '공포연극'으로 여름난다

30대 젊은 연출가 김광보(극단 청우 대표) 손정우(극난 표현과 상상 대표) 박근형(극단 76단 상임연출) 이성열(극단 자유광부 대표) 최용훈(극단 작은신화대표)씨 등 다섯명의 「혜화동 1번지」 2기 동인들이 7월15일부터 8월22일가지 서울 대학로 부근 「혜화동 1번지」소극장에서 「99 혜화동 1번지 페스티벌」을 연다.「혜화동 1번지」는 93년 김아라 류근혜 박찬빈 이병훈 이윤택 채승훈 황동근 등 한국극계를 대표하는 40대 연출가들이 모여 만든 작업공간. 이후 94년 유홍영 이송 최용훈등 30대 연출가들이 참여해 실험적인 연극운동을 펼쳤다. 이어 98년 김광보 박근형 손정우 이성열 최용훈이 2기 동인을 결성하여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위탁경영과 「혜화동 1번지 페스티벌」을 기획하며 「연극의 독자성을 지키는 소집단 문화운동」을 지켜나가고 있다. 올해 페스티벌 주제는 「공포연극제」. 우선 김광보씨는 현대 독일 작가인 귄터 아이히의 「꿈」을 무대에 올린다. 원래 다섯개의 꿈이야기를 옴니버스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인데, 이중 2개의 이야기를 공연한다. 공포영화 「환상특급」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악몽의 형식을 빌려 1951년 당시 독일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두번째 무대는 박근형씨작·연출의 「귀신의 똥」. 납량물을 연상케 하지만 귀신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고발 이야기다. 옛날에 귀신이 똥을 싸고 신문에 버렸는데 배고픈 거지가 그걸 밥으로 보고 먹어버렸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귀신이 거지를 못살게 굴었다. 귀신들은 요즘도 거지들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손정우씨는 자신이 직접 희곡을 쓴 「다림질하는 사람」을 무대에 올린다. 현대인의 「집착」에 대한 공포를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 좁은 세탁소안에서 다림질만 죽어라하고 반복하며 그 공간에 갇힌 주인공은 고독을 벗어나기 위해 여자에 집착한다. 그녀에 대한 집착은 소유욕구로 변해 결국 여자를 죽이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성열씨는 이윤철씨 작의 「심야특식」을 공연한다. 밤늦게 영업하는 택시운전사를 노리는 이른바 「심야특식」이라는 여자 사기꾼에게 당하는 운전기사의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최용훈씨가 보여줄 작품은 박귀옥씨 작「아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밑바탕에 깔고 있는 이 작품은 아들의 잠재의식속에 자리잡고 있는 「살부(殺父)의 욕망을 그려낼 작정. 아버지의 장례식에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한 여인이 나타나고 이때부터 아들은 미궁의 사건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공연은 「꿈」「귀신의 똥」「다림질…」이 15일부터 8월1일까지, 「심야특식」「아빠!」가 5일부터 22일까지다. (02)764-3375 /박연우 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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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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