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반도 정세 대화국면 급물살

정부, 스타인버그 방한 맞춰 군사실무회담 공식 제의<br>6자회담도 이르면 3월 성사될듯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6일 오전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김성환 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주영기자

한반도 정세가 지난해 천안함 및 연평도 사건 이후 이어진 대립 및 대결 모드에서 대화국면으로 급변하고 있다. 정부는 26일 남북 고위급 군사 예비회담을 오는 2월11일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전화통지문을 통해 북측에 공식 제의하고 '비핵화 회담 제안'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이는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 후인 지난 20일 고위급 군사회담 제안에 대한 공식 화답으로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에 맞춰 나왔다. 이에 따라 남북대화를 본궤도에 올린 뒤 다양한 방식의 양자접촉을 거쳐 6자회담 재개로 나아가는 대화재개 수순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또 '선(先) 남북대화, 후(後) 6자회담 재개' 기조를 골자로 한 미국과 중국의 합의가 한미 간 조율로 실제 이행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대화국면 조기전환에 부담스러운 입장을 보여온 정부가 대화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변화라는 게 외교가의 시선이다. 실제 우리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북핵 6자회담 재개와 직접 관련 있는 조건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6자회담 재개의 직접적 전제조건이 아니다"라고 밝혀 남북대화와 6자회담 분리를 시사했다. 결국 한반도 정세는 설 연휴 이후 남북대화 재개를 기점으로 화해와 협력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또 6자회담 재개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대화가 무르익는 시점에 중국이 6자회담 재개에 드라이브를 걸고 미국이 협력하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안이다. 지난해 2월 중국의 '북미대화-6자회담 예비회담-6자 본회담'의 3단계 안이 방법상의 미세한 차이만 보일 뿐 사실상 성사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이르면 3월 중 6자회동이 성사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우선 남북 간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의제를 두고 양측이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데다 중국이라는 걸림돌이 있지만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이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면담 후 가진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텝)에서 북한핵 문제에 대한 한미공조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은 '찰떡(sticky rice cake)'과 같다"며 "국제사회는 어떤 형태의 UEP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와 2005년 9ㆍ19공동성명에 위배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한국의 기조에 미국도 동의하고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6자회담 재개로 가기 위한 통과의례로 남북대화를 하자는 북한의 입장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결국 비핵화 남북대화에 대해 북한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변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 카드를 미국과의 담판에 활용해온 만큼 정부의 요구를 선뜻 수용하기 어렵고 설령 응하더라도 형식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따라서 남북대화가 열리더라도 내용상의 진전보다는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27일 오전8시께 도쿄로 출국해 일본 측과 협의한 뒤 중국으로 자리를 옮겨 북한의 UEP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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