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신간] 인구감소의 경제학

"고령화사회 경제 넉넉해진다"인구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선진국 사회는 공통적으로 고령화의 진전과 인구수 감소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 역시 고령화가 진전되다가 2004년을 기점으로 인구감소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후발공업국에서도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고령화가 진전되고 인구가 감소하는 사회에서 경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대체로 이렇다. 일반적으로 인구의 감소는 인구의 고령화를 의미한다. 인구의 고령화는 노동자의 감소와 생산성의 저하로 이어지며, 저축률의 저하, 투자의 정체, 신기술 개발의 저해 등 부작용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결국 경제는 성장을 멈추고 사회가 떠안는 고령자에 대한 부양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가중된다. 그러나 본서에서 저자는 이러한 제반문제에도 불구하고, 고령화 내지 인구감소야 말로 1인당 경제적 풍요를 비약적으로 상승시킬 여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인구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전제로 각종 사회 제도를 잘 정비한다면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활력이 넘치는 인구감소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본서의 제1장에서는 우선 인구감소사회의 현상과 그 의미, 인구감소가 여러 분야에서 왜 문제를 야기하는가를 논하고 있다. 제2장 이하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1인당 생산성의 향상 전략, 제3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여성 및 고령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제4장에서는 의료비를 비롯한 고령화사회에서 예상되는 내용의 절감 방안, 제5장에서는 연금개혁 정책, 마지막으로 제6장에서는 인구감소 사회에서 고령자의 생활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저자가 제기한 제도 개선책은 상당부분 설득력을 지닌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한적인 유효성이며, 지나치게 긍정론에 기울어진 것도 문제다. 또한 장기적으로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출생률의 감소 ▦의료기술 등으로 인간수명의 연장 및 고령화 인구의 증가 ▦출생률 보다 사망률의 증가로 인하여 인구감소 등의 3가지 사이클을 가진다는 점에 소홀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 경제기획청에서 연구ㆍ조사업무를 주로 담당해온 저자는 고령화 내지 인구감소가 된다면 생산성은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오히려 저하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왜냐하면 인간의 능력의 향상은 일정 연령기까지는 대개 증가되나 그 연령기를 지나면 능력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특히 육체노동인 경우 능력의 하강연령은 정신노동보다는 훨씬 빠른 30대에 올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일국의 총생산성은 일단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본 장비율을 높이는 경우 생산성 저하는 어느 정도 완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 내지 인구감소사회의 경우, 상당한 기간 동안은 여기서 제기된 제도개선책은 그런 대로 효과를 예상할 수도 있으나 만약 인구의 연령별 구조가 피라미드형에서 역피라미드형으로 진행될 경우는 매우 심각한 문제에 봉착될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의 개선책은 고령화사회의 초기단계에서는 효과를 볼 수 있으나, 후기단계에서는 효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연구가 보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높은 정책적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한국사회도 앞으로 고령화ㆍ인구감소 사회가 급속히 도래할 것이므로 책에서 제시된 대책은 많은 점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겠다. 정부 각 분야의 정책담당자들이나 기업경영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안춘식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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