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3월 22일] <1650> 청계고가도로


1969년 3월22일 3ㆍ1고가도로 1구간이 완공됐다. 착공 1년5개월 만이다. 공사비는 내자 11억원, 외자 4억3,000만원 등 15억3,000만원. 요즘에야 서울 강남의 중형 아파트 한 채 가격이지만 정부 예산이 2,509억원이던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가난한 나라에서 고가도로를 올린 이유는 도심 교통난 완화. 완공 당일 박정희 대통령을 태운 승용차는 용두동에서 충무로2가까지 3,750m를 3분 만에 달렸다. 기대대로 이 도로는 도심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핵심축으로 자리잡으며 길이는 1976년 6,991m로 늘어났다. 청계고가도로로 이름이 바뀐 3ㆍ1고가도로는 이젠 추억 속에 남았을 뿐이다. 청계천 복원(2005년)과 함께 철거됐기 때문이다. 청계고가도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전환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가도로로서 수많은 고가 건설의 시발점이었으며 철거의 신호탄이었으니까. 청계고가가 들어선 후 서울에 건설된 크고 작은 고가도로 110여개는 이제 철거될 운명을 맞고 있다. 혜화고가와 회현고가가 헐린 데 이어 아현ㆍ홍제ㆍ서대문고가도 없어질 예정이다. 고가도로의 철거는 효율적일까. 견해가 엇갈린다. 최대의 수혜자인 고가 아래 건물주들과 상인들은 반색하는 반면 운전기사들은 입을 내민다. 없어지는 도로는 고가뿐 아니다.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에 광장이 들어서며 교통 여건이 과거보다 못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왕복 4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줄여가며 확보한 부도심권의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정작 자건거 대신 장기 주차하는 차량들로 가득하다. 차량 흐름도 나빠졌다. 도시 미관과 환경개선은 당연하지만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일률적인 고가 철거와 광장 조성이 효율성보다는 유행을 좇고 인기를 의식한 포퓰리즘의 산물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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