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 Stroy] 박조신 아름방송 회장

"직원들이 먼저 행복해야 서비스 품질도 높아지죠"<br>설치 기술자 현장 출동없이 원격 서비스<br>내년 DMC 구축등 디지털 전환 준비 박차<br>콘서트·걷기대회등 열어 지역민과 소통도



"직원들의 행복지수와 업무성과는 비례하는 법이죠. 고객만족을 위한 CS(Customer Satisfaction)교육의 1차 대상은 우리 직원들입니다. 교육을 이수한 후 애사심이 충만해지고 서비스 마인드가 자리잡게 되면서 서비스 품질이 높아지는 선순환 효과를 얻었습니다." 성남시 케이블TV사업자(SO)인 아름방송(ABN)의 박조신 회장은 급변하는 미디어 이용 환경에 따른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2010년을 '고객만족의 해'로 정했다. 콜센터를 24시간 운영체제로 바꿨으며 케이블TV 외에 컴퓨터ㆍ전화 등 관련 상품에 대한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새로운 업무를 시작할 때는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만족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법. 박 회장은 올해 콜센터 직원 및 설치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그는 "그동안 현장 기술자들의 업무 대부분이 케이블 관련 설치 및 유지보수였다"며 "하지만 최근 초고속인터넷ㆍ인터넷전화ㆍ컴퓨터 등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 컴퓨터 관련 원격서비스를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오는 2012년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맞춰 ABN의 디지털 전환도 서두르고 있다. ABN은 내년까지 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2011년 시범사업을 거친 후 2012년부터는 독자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박 회장은 "DMC 구축 후에는 성남시 전자정부 서비스 등 디지털TV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부가사업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ABN은 다른 지역 케이블TV에 비해 디지털 전환작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받는 '알짜' 지역이다. SO업계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자체 관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SO들이 전신주를 통해 어렵게 케이블을 설치하는 데 비해 성남시는 분당구 전지역을 비롯한 수성구ㆍ중원구 등 성남 지역에 자체 관로를 확보해 경영효율 극대화는 물론 우수한 방송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ABN의 자체 관로 구축에는 사연이 있다. 지난 2003년 8월 성남시 분당구에 본사가 있는 KT가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판매한 ABN에 '임대한 관로 설비로는 방송만 해야 한다'는 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걸어 법정다툼에 휘말렸다. 결국 3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소송에서 지게 된 박 회장은 자체 관로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지역 케이블TV사업자가 자체 관로를 확보하는 일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비용은 차체하고 공사에 따른 소음 등 빗발치는 민원을 이유로 성남시의 허락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하는 자 얻을 것'이라고 했던가. 그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2005년 성남시가 경기도 체육대회 개최 도시로 선정돼 도로 보수공사 및 관로 공사를 대대적으로 허용한 것. 박 회장은 "KT라는 공룡과의 싸움이 무척 힘들었지만 지금은 되레 감사한다"며 "25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10개월 만에 분당구의 관로 공사를 끝냈다"고 말했다. 2005년 ABN은 별정통신 2호 사업자격을 얻고 2006년에는 기간통신사업자 자격까지 획득해 지역 통신회사로서의 기반을 다져나갔다. ABN은 최근 또 다른 호재를 누리고 있다. 가입자 1,500만가구 시대로 성숙한 케이블TV 업계에서 신규고객 유치가 쉽지 않지만 ABN은 판교신도시에 주민들이 속속 입주해 3만가구라는 신규시장을 얻었다. 박 회장은 "현재 판교신도시 가구의 60%를 신규회원으로 확보, 올해 전체 40만 케이블TV 가입자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DMC이 구축되면 디지털 전환 고객들이 늘어나 새로운 수익창출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포화상태인 SO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방송과 IT를 접목한 미래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성남시민의 가장 큰 관심 분야는 교육과 의료 부문으로 나타났는데 그중에서 U헬스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ABN은 이를 위해 성남시 금곡동을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하고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사업 타당성을 파악하고 있다. ABN의 U헬스사업은 ABN의 방송이 연결되는 곳에서 운동을 하면 서울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네트워크를 통해 건강을 진단하고 운동처방을 내려주는 원격 건강전문 서비스다. 그는 "디지털TV를 통해 시민들이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면 병원을 찾는 횟수를 줄이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방송과 디지털을 접목해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시를 기반으로 사업에 성공한 박 회장은 지역민과의 소통이 ABN의 소임이라고 믿고 있다. 성남시와 함께하는 ABN을 만들기 위해 그는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물론 자체 제작 프로그램도 지역민의 관심거리를 대상으로 한다. 산학협력을 통한 성남방송고등학교 학생들의 프로그램 '꿈틀'에도 그의 경영철학이 묻어 있다. 지역 인재육성과 나눔실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어서다. 꿈틀은 중ㆍ고교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직업의 세계를 소개한다. 의사ㆍ국회의원 등 전통적인 직업은 물론 쇼호스트ㆍ성우ㆍ가수ㆍPD등 신세대들의 관심이 높은 직업 등 다양하다. 꿈틀은 단편적인 직업 소개가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출연해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준다. 꿈틀의 출연진은 서혜정(성우), 하도성(쇼호스트), 신상진(국회의원), 김현철(아마존의 눈물 PD), 서경종(프로게이머), 윤방부(의사) 등 유명 인사들이다. ABN의 한 관계자는 "제작횟수를 거듭할수록 학생들의 노하우가 축적돼 최근에는 대구방송ㆍ영서방송 등에서 꿈틀의 방영권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꿈틀 외에도 ABN은 성남교육청과 공동으로 '성남어린이영어기자단'을 발족, 어린이들이 진행하는 영어뉴스 '헬로성남'을 제작ㆍ방송한다. 또 초등영어학습 프로그램 '라이브 잉글리시', 초등학생 영어 말하기 경연대회인 '스타 잉글리시 챔피언', 생활영어 프로그램인 '펀&펀 잉글리시' 등을 만들어 지역밀착형 교육 프로그램 제작ㆍ방송에 주력하고 있다. 성남시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도 개최한다. 분당 지역의 아마추어 자선 골프대회, 콘서트와 걷기대회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락 페스티벌' 등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ABN을 만들어간다. 이 같은 행사는 ABN 고객의 이탈을 막고 성남지역을 대표하는 방송사로 자리하겠다는 박 회장의 비전과 철학이 녹아 있다. ■ 박조신 회장은… ▦1945년 충북 영동 ▦1979년 성남유선방송 창업 ▦1998년 성남 남부경찰서 치안자문위원회 위원장 ▦2005년 성남세무서 세정자문회의 자문위원회 부회장 ▦2006년 분당경찰서 집회ㆍ시위자문위원회 위원장 ▦2006년 분당서울대병원 발전자문위원회 위원 ▦2006년 성남ㆍ광주ㆍ하남 지역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본부장 ▦2007년 성남ㆍ광주ㆍ하남 지역 성남지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2008년 ㈜아름방송네트워크 회장 ▦2009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지역 사회복지에 아낌없이 기부
고등학생 방송 실습비용도 선뜻
●박조신 회장의 경영철학 박조신 아름방송(ABN) 회장의 경영철학은 '성남시민과 함께하는 ABN'으로 압축된다. 그동안 성남시민으로부터 누렸던 행운을 나누기 위해 아낌없이 기부하는 것도 경영방침의 일환이다. 그는 "ABN은 성남시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회사 차원의 기부는 물론 지난 2007년부터는 사재를 털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데도 앞장섰다. 적극적인 사회환원 활동에 힘입어 박 회장은 2009년 1월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경기도 1호로 가입되기도 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200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도층의 나눔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1억원 이상의 고액을 기부하거나 약정하는 개인을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제도다. 성금을 내는 직접기부는 물론 박 회장은 재능기부에도 적극적이다. 성남방송고등학교와의 산학협력이 좋은 사례다. 2009년 설립한 성남방송고교가 지난해 ABN에 실습지원을 요청하자 박 회장은 흔쾌히 허락하면서 7,000만원의 장학금을 쾌척했다. 그는 "성남에 하나뿐인 방송고등학교가 실습하기 어렵다는 데 당연히 우리가 도와야 한다"며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손수 만들어 전문가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해 방송계 최고의 인재로 키워낼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등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방송을 내보내는 방송사는 우리가 처음"이라며 "성남방송고교가 명문 고등학교로 성장해 전국의 수재들이 찾는 학교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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