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가 보는 현대차 수습책은 'SK식 해법' 유력

기업이미지 쇄신·계열사 독립경영 강화등

정몽구 회장의 귀국과 함께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수습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현대가(家)의 경영 스타일상 ‘정면돌파’의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악수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가 결국 ‘SK식 해법’을 참조해 수습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사회공헌ㆍ상생경영 강화 등으로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는 동시에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강화해 난국을 타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일부에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 가족이 8,000억원을 조건 없이 사회에 헌납했듯이 정 회장 부자도 상당액을 사회에 헌납할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계열사인 글로비스 상장으로 정 회장 부자가 얻은 차액(4,000억원가량)과 지분 매각을 통해 조성한 자금(1,000억원)을 감안할 때 그럴싸한 추론이다. 하지만 글로비스는 지난해 12월 상장돼 대주주 보호예수(상장 후 6개월간 매각금지)에 걸려 있다는 점, 오는 5월26일 보호예수가 풀린다고 해도 이를 전량 매각해 사재출연 카드로 사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 등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예측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사회헌납을 한다면 역으로 정 회장 부자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이용했다는 것을 시인하는 셈”이라며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아니다”고 말했다. 글로비스가 아닌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팔아 사회헌납 자금을 마련하기도 부담스럽다. 상호출자로 얽혀 있는 현대차의 지분구조상 한 계열사의 지분을 처분할 경우 경영권 후계구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8,000억원 중 4,500억원이 이건희 장학재단으로 출연됐던 만큼 사회헌납이 어렵지 않았지만 현대차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며 “경영권 자체를 흔들면서까지 무리하게 사회헌납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헌납 카드를 당장 써먹기 힘들다는 전제 아래 재계는 현대차가 내놓을 해법이 기업재배구조 개선, 상생경영 등 이벤트성 카드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특히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동인으로 작동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협력사 정책에 대해 현대차가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해소하려다 정부와 여론의 정조준을 받았던 만큼 추가적인 협력사 지원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밖에 글로비스 상장 등을 주도했던 그룹 기획총괄본부를 축소하거나 폐지해 계열사의 독립경영체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도 아울러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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