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기업 “이젠 이집트로 가자!”

◎‘아진출 교두보’ 건설·전자·차업계 등 투자러시/일 참여적어 시장선점 유리… 규모도 대형화【카이로(이집트)=이용택 특파원】 국내에 「람세스(이집트의 파라오)」열풍이 거세게 불고있는 가운데 이집트에서는 국내업체들이 「한국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집트가 아프리카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평가되면서 국내업체들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고 투자규모도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이집트 투자붐은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화해 분위기와 함께 중동·아프리카지역이 새로운 거대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이집트가 이들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경제개발의 고삐를 죄기 시작한 이집트가 발주한 2억7백만달러 규모의 가스처리관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그동안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주한 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한국중공업도 1억5천만달러 규모의 시멘트공장 합작투자요청(한중투자 5천만달러)을 받고 시장조사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LG전자는 2000년까지 이집트에 2억달러를 투자, 북아프리카지역 최대의 전자업체로 부상한다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LG는 현지에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일괄생산 체제를 구축, 중동·아프리카지역의 공략은 물론 유럽지역의 진출기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도시바·소니 등 일본업체를 제치고 시장을 선점, 현지투자를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컬러TV시장의 경우 국내업체들이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배정웅 무공 카이로무역관장은 『이집트를 비롯한 아프리카지역은 이제 갓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신흥시장』이라며 『국내기업들의 이집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투자열기는 현대·대우 등 자동차 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현대는 부품상태(CKD)로 수출, 현지에서 엑센트를 조립·생산하고 있으며 대우는 아불포르트사와 합작으로 2천만달러를 투자, 현지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이 칼타유전, 유공이 자파라나유전을 개발하고 있는 등 종합상사·정유회사·의류업체·건설업체 등의 현지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임성준 주이집트대사는 『이집트는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터키·러시아 등을 연결하는 요충에 자리잡고 있으며 특히 아프리카전역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는 스프링보드(도약발판)』라며 『이같은 여건 때문에 국내기업의 이집트투자가 늘어나고 현지인들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현재 외국기업 투자에 대해 법인세를 10년간 면제하고 50년간 세금혜택을 주는 등 경제개방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EU(유럽연합)와 무관세협정을 맺고 있다. 또 다른 지역과 달리 아직 소니 등 일본업체들의 진출이 적어 국내기업들의 시장선점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지역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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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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