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경제·금융
[6자회담 18일께 개최] 北 복귀 의도는
입력2006.12.10 17:13:45
수정
2006.12.10 17:13:45
핵 보유국 지위 인정 요구할 듯<br>"중간선거 후유증 美상대 지금이 협상 찬스" 판단<br>국제사회 압력 피할 시간벌기 계산깔려 진로 험난
[6자회담 18일께 개최] 北 복귀 의도는
핵 보유국 지위 인정 요구할 듯"중간선거 후유증 美상대 지금이 협상 찬스" 판단국제사회 압력 피할 시간벌기 계산깔려 진로 험난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이성기기자 sklee@sed.co.kr
북핵 6자회담이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1년여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미국ㆍ북한 등 관련국들에 이달 중순 전후로 회담을 재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핵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북한도 6자회담 개최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져 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다.
◇중 적극 중재로 조기 개최 성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0일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시간을 더 끈다고 해서 더 좋은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연내) 회담을 개최하는 게 나쁠 게 없다고 본다"며 "(회담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의장국(중국)이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숙이 아니라 완숙에 가까운 상태에서 (회담이 성사됐으면) 좋겠지만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의장국이 그런 입장을 강하게 갖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할 수 있다면 우선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과 미국 등 관련국들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져서 6자회담 조기 개최가 성사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설익은 상태지만 일단 협상 테이블에 나서 입장차를 좁혀보겠다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이 6자회담에 앞서 논의했던 '초기 이행 조치 및 상응 조치'와 관련,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당초 회담 재개를 위해 북미 양국이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만났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해 연내 6자회담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었다.
◇북 협상 주도권ㆍ시간 끌기 '포석'=북한은 6자회담 재개가 지연될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 우선 회담에 복귀해 시간을 벌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회담에 적극 나서는 제스처를 취해 핵 문제 등 협상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북한이 적극성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현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달 7일 중간선거 패배 이후 사실상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북한은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 등으로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이야말로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여기고 있는 것. 이를 반영하듯 북한은 지난달 북미 회동에서 미국이 자신들에게 요구했던 '초기 이행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6자회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달 북미 회동에서 북한에 대해 ▦핵활동 동결 및 핵프로그램 동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허용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시설 폐쇄 등을 요구했었다. 북한은 미국의 '초기 이행 조치'를 살짝 비껴가는 대신 6자회담 테이블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북한은 미국 등 관련국들을 상대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및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계좌동결 해제 등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북한과 미국 측에 핵폐기 '초기 이행 조치 및 상응 조치'에 대한 독자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날 중국은 북한이 취할 조치를 핵시설 가동 중지와 IAEA 사찰 수용 등 2개 항으로 좁힌 뒤 ▦금융제재 문제 ▦북ㆍ미, 북ㆍ일 국교정상화 ▦경제ㆍ에너지 자원 등에 대한 검토회의 설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이번 중재안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조치를 제외한 것으로 6자회담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한편 북한은 6자회담이 개최되면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하며 회담 자체를 군축회담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이런 입장을 고수할 경우 미국 등 관련국들의 반발로 6자회담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입력시간 : 2006/12/10 17:1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