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전문인력의 정년폐지에 따른 기대효과

핵심 인력의 정년제도를 사실상 폐지한 대기업이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LG디스플레이는 연구원과 엔지니어 등 핵심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정년이 넘어도 기존과 같은 직급과 연봉을 보장하며 근무할 수 있게 하는 '정년후 연장근무제도'를 도입했다. 국내 100대 기업 중에서는 처음이다. 이 같은 '정년파괴'의 경우 기업으로서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 확보에 도움이 되고 근로자로서는 정년에 구애되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정년연장제도를 사규에 명시하고 정년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근무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년폐지라 할 수 있다. 정년을 보장하거나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또는 퇴직 후 재고용하는 기존 방식과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인사제도이다. 연구개발(R&D) 인력을 비롯한 핵심 인재들이 고용불안을 느끼지 않고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한다는 경영철학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환경에서 기술력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기업의 기술력은 바로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과 숙련된 전문인력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제도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내보내는 것은 기업으로서도 손해지만 국가적으로는 전문인력을 사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지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보기술(IT)ㆍ조선 등 우리 기업들이 앞서가는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들 간 핵심 인력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등의 경우 국내 기업의 기술인력을 빼가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정에 비춰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인력만이라도 정년에 구애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개인적으로는 물론 기업 모두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해외 경쟁기업에 우수한 인력이 빠져나가는 사례도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다. 전문인력에 대한 정년폐지 정책이 다른 기업들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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