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세청이 론스타 등 외국계 펀드에 대한 탈세와 세금추징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 등은 합법적인 수단과 절차를 이용한 절세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송 등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외국계 펀드에 대한 특별조사를 계기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 펀드에 대한 국세청의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종훈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9일 “앞으로 외국계 펀드도 국내기업과 동일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의 절세(?)방법=론스타는 역삼동 요지의 오피스 빌딩인 스타타워를 지난해 말 싱가포르 투자청(GIC)에 매각, 약 2,800억원의 매각차익을 냈다. 그러나 매각차익에 대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론스타 측에서 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고 있는 벨기에와의 조세조약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회사이지만 벨기에에 스타홀딩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다시 이 스타홀딩스가 ㈜스타타워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스타타워가 스타타워 빌딩을 매입하도록 했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를 갖추면서 빌딩을 사고 판 이유는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다. 론스타는 GIC에 빌딩을 매각하면서 2가지 방법을 활용, 세금을 내지 않았다. 첫째, 부동산매매계약을 통해 건물을 매각한 것이 아니라 ㈜스타타워 주식을 GIC에 매각했다. 둘째, 이처럼 직접적인 부동산 매매계약이 아니라 ‘부동산을 갖고 있는 회사’를 파는 주식양도의 경우 한ㆍ벨기체 조세협약상 우리가 과세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국세청 탈루세금 추징 근거=국세청은 한ㆍ벨기에 조세협약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벨기에 거주자로서 합리적인 사업활동과 자산관리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론스타가 벨기에에 세운 스타홀딩스는 벨기에 국적기업으로서의 합리적인 사업활동과는 거리가 먼 조세회피 목적으로만 설립된 회사(도관회사ㆍConduit company)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한ㆍ벨기에 조세조약을 적용할 수 없고 본부인 미국 론스타에 과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ㆍ벨기에 조세조약과는 달리 한미 조세협약에서는 이 같은 주식거래를 이용한 실질적인 부동산 거래의 경우 우리가 과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실제 소득이 발생한 곳에서 과세하는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우리가 빌딩매각 이익을 챙긴 론스타 본사의 투자자(파트너)들에게 과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논쟁의 핵심=벨기에 국적의 스타홀딩스가 조세회피 목적만을 위한 명목상의 회사냐, 아니냐 하는 점이다. 국세청은 론스타가 국내 ㈜스타타워 인수 및 스타타워 빌딩 인수 전부터 매각 때까지 수차례에 걸쳐 조세회피 계획을 작성해 실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벨기에 국적의 스타홀딩스가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 소유주인 ㈜스타타워 주식의 취득ㆍ관리ㆍ양도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고 스타타워 빌딩 매입시 계약주체도 미국의 론스타 펀드, 매입대금도 론스타가 조달해 미국에서 직접 송금했다고 밝혔다. 결국 스타홀딩스가 조세회피만을 위한 명목상의 회사인 만큼 한ㆍ벨기에 조세협약의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고 한미 조세조약에 근거, 론스타 본사에 직접 과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론스타는 스타홀딩스가 실체가 있는 기업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이 문제는 오랜 소송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펀드 과세 강화될 듯=앞으로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조사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IMF사태 등을 거치면서 외국계 펀드라면 무조건 수용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이제 외국계 펀드도 국내기업과 동일하게 조사받고 과세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윤 서울국세청장은 “내ㆍ외국자본을 구분할 실익이 없는 개방경제하에서 공평과세를 위해서는 내ㆍ외국자본에 대해 차별 없이 과세해야 한다”며 “앞으로 외국계도 내국기업과 똑같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는 어떤 펀드=론스타(Lone Star)는 텍사스의 주기(州旗)로 론스타 펀드는 지난 91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설립된 펀드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와 공공 연기금, 대학 기금, 미국 사학재단 등이 주요 투자가다. 부실자산 인수ㆍ매각으로 이익을 얻는 벌처펀드로 분류되며 세계에서 운용 중인 약 200억달러 중 75% 가량을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공화당 정권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텍사스 석유자본의 전형이라는 말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