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FTSE선진국지수 내년엔 편입 가능" 기대감

한국 뺀 신흥시장지수 운영 어려워<br>'외환거래 불편'은 표면상 이유인듯



한국의 FTSE 선진시장 편입이 또 좌절됐지만 내년에는 선진시장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나라가 승격이나 강등 없이 수년간 같은 지위를 유지한 적이 없고 ▦FTSE그룹의 대표가 직접 해당 국가를 방문해 회견을 가진다는 점 때문에 올해 선진시장 편입 기대가 높았지만 이번에도 관찰대상국 지위로 남아 있게 돼 선진시장 편입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왜 무산됐나=한국의 선진시장 편입이 연기된 데 대한 FTSE의 공식적인 입장은 한국의 외환거래제도가 국제 투자가에게 불편하다는 것. 현행 외환관리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에서 주식을 매도할 경우 실제 매매거래 확인은 익일에 확정된다. 이 때문에 한국 주식을 매도하고 그 자금으로 다른 나라 주식을 매수하려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는 하루만큼의 시간이 더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의 선진시장 편입이 무산된 이유는 외환거래제도가 불편하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이 신흥시장에서 빠질 경우 신흥시장지수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FTSE지수는 크게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으로 나뉘고 신흥시장은 다시 준선진시장과 신흥시장으로 구분되는데 한국과 대만은 현재 준선진시장에 포함돼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한국과 대만의 시가총액이 FTSE 신흥시장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23%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한국과 대만이 빠질 경우 신흥시장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FTSE의 지수 편입 국가 변경은 당장 내년부터 적용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과 대만은 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동시에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데 두 나라가 빠질 경우 외국인 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데는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FTSE의 이번 결정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미리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FTSE지수 신뢰도에 타격=이날 마크 메이크피스 FTSE그룹 회장은 기자회견 도중 국가 구성 변경이 ‘투명한(transparent)’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4차례 이상 언급했다. 또 한국을 대체할 시장이 없기 때문에 선진시장 편입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국가 구성은 철저히 독립적이고 개별적으로 진행된다”는 말도 수 차례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SE의 이번 결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선 FTSE가 선진시장 편입 불가 이유로 밝힌 외환거래에 대해 정부 당국이 이미 FTSE 측에 개선계획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최훈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은 “FTSE로부터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 사항이 있었고 그에 따라 개선된 사항도 있고 시간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향후 계획을 전달한 바 있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외환거래에 대해서도 계획을 밝혔었다”고 말했다. 또 FTSE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분야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가령 2004년 2월에는 ‘미충족’ 판정을 받은 분리결제의 경우 그해 9월에는 ‘충족’ 판정을 받았으나 2006년에는 다시 ‘제한적 충족’으로 등급이 떨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FTSE의 결정이 ‘사실’보다는 외국인 투자가가 느끼는 ‘인식’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뭐가 잘못됐고 뭐가 부족한지를 모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편입 가능성 높아=한국의 선진시장 편입이 3년 연속 무산됐지만 오는 2008년 심사에서 편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메이크피스 회장은 “한국은 선진시장 편입 조건에 굉장히 근접했고 한 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2009년부터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황성윤 거래소 주식시장총괄 부장도 “FTSE그룹 회장이 직접 한국의 선진시장 편입 가능성을 내비친데다 최종 선결 요건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내년 편입 가능성은 높다”며 “외환거래 문제가 해결되면 2009년부터 한국이 선진시장으로 편입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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