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환율불안, 대북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기업들의 60%가량이 올 하반기 시설 및 연구개발(R&D) 등 투자규모를 전년 동기보다 늘려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개 기업 중 4개가 10% 이상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반기에 경기나 나빠지더라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기업의 비중이 무려 83%에 달하는 등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호전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체력을 비축한 국내 기업들이 이번 기회에 선점투자를 통해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6일 서울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ㆍLG전자ㆍ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 80곳(금융업 제외)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기업경영 전망 및 기업투자 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5%가 하반기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10% 미만 확대가 20.3%, 10% 이상 확대가 39.2% 등이었다. 전기ㆍ전자 업종의 경우는 무려 83.3%가 하반기에 투자규모를 10% 이상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반대로 전년 동기보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기업의 비중은 10.1%에 불과했다. 적극적 투자와 함께 하반기 영업이익과 매출목표도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과 매출목표를 상향 조정 했다는 기업 비중이 각각 75%와 81.3%에 이르렀다. 특히 일부 기업은 20% 이상 매출목표를 상향 조정했다고 응답해 공격경영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환경을 지수화해 200점 만점(최저 0, 평균 100, 최고 200)으로 산출한 투자추세지수는 110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투자심리지수의 경우 하반기에 181.3을 기록하는 등 대다수 투자지수가 올 상반기보다 다소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경영성과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69.6%가 당초 예상 수준이거나 예상을 상회했다고 답했다. 특히 상반기에 양호한 경영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55.9%가 수출확대라고 응답, 상반기 수출이 기업 경영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