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 기습전화 내겐 언제 오려나…”

청와대 직원들 "내일에 관심 갖는구나" 흐뭇 “어, 나 대통령인데.” 지난 달 무심코 구내전화를 받아 든 청와대의 한 행정관은 전화 저편에서 이런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깜짝 놀랐다. 전화를 건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노 대통령은 대뜸 “CUG(청와대 내부 통신망)에 보니까 보고서가 하나 떠 있던데 당신이 작성한 것이 맞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곤 “하지만 내용을 보니 내 생각과 조금 다른 것 같던데 참고해 주시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너무나 당황해 노래진 얼굴로 그저 전화기를 든 채 할말을 잊었던 이 행정관은 노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끊자 “휴~”한숨을 내쉰 채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요즘 청와대에서는 이처럼 노 대통령의 `기습전화`를 받는 수석ㆍ비서관ㆍ행정관이 한 둘이 아니다. 실무진과 토론을 즐겨 하고 뭔가 궁금한 게 있으면 곧바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노 대통령의 집무 스타일이 만들어낸 새로운 현상이다. 노 대통령은 아침에 출근하기 전 관저에서 신문을 읽다가, 또는 업무시간에 보고서를 읽다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면 챙겨 뒀다가 나중에 꼭 해당 비서관이나 행정관에게 전화로 확인한다. 주로 외부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전화를 건다고 한다.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에는 노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 교환원을 통해 해당 비서관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실과 국정과제 태스크포스(TF), 홍보수석실이 노 대통령의 `주 타깃`. 가장 역점을 두는 곳인 만큼 직접 챙기는 횟수도 많다. 노 대통령은 주로 “내 생각은 이런 데 왜 나하고 다르죠”라며 참모의 의견을 듣는다는 것. 대통령의 전화가 주로 `지적성`이지만 대통령 목소리를 직접 듣는 직원들은 거부감을 갖기 보다 오히려 “대통령이 내 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전화 통화가 무척 기뻤다”고 말한다. <고주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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