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웰빙 포트폴리오/1월호] 2006년 가계자산 포트폴리오 조언

저축보다 투자상품 위주 금융자산 비중 늘려가야<br>금융자산 중 투자상품 비율 한국 20%·美는 70% 넘어<br>'부동산 불패' 붕괴 대비해야


2006년의 가계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정하는 기본 방향은 2005년에 비해 크게 바꿀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부동산 불패신화에서 벗어나, 가계자산 중에서 차지하는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지나치게 부동산에 편중된 우리나라의 가계자산보유구조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한국은행의 통계에 의하면 2001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가정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대 금융자산의 비율은 약 5 대 1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부동산이란 주거용 주택만을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부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빌딩이나, 토지, 상가 등을 모두 포함시키고, 최근 몇 년 동안에 오른 수도권의 부동산 값 상승분까지 감안한다면 10 대 1 또는 20 대 1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반면 2003년 말 현재 미국 가계자산의 구조를 보면,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대 금융자산의 비율이 3 대 7 정도(중앙은행 통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1980년대 후반의 부동산 버블기에는 부동산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부동산이 계속 가격 하락을 보여, 2003년 말 기준으로는 이 비율이 1 : 2 정도(내각부 통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금융자산의 비중이 부동산의 두 배 이상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부동산 불패신화가 가장 강력하게 지배해온 나라 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이 부동산 불패신화를 신봉하고 그에 맞게 행동해온 사람이 자산운용에서 성공한 것도 사실이었다. 기본적으로 땅은 좁고, 살 집은 모자라는데 경제는 고성장을 지속하고 인구 또한 늘어왔기 때문이다. 주택 또한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드는 시대에 들어섰다. 1970년대의 미국, 1980년대 후반의 일본에서 주택공급이 크게 늘었던 상황과 비슷하다. 사회간접자본투자가 대부분 끝나가면서 주된 비즈니스를 주택건설 쪽으로 돌리는 건설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공급되는 주택에 대한 수요지표의 하나인 출산율은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2003년의 우리나라의 평균 출산율은 1.13명이었다. 이들 세대가 결혼할 때 쯤이면 거의 모든 쌍이 양쪽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는다는 계산이 된다. 그만큼 주택의 수요는 줄게 되는 것이다. 수 십년 동안 지배해온 부동산 불패신화가 급격히 붕괴되어 갈 것에 대비하여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구조를, 금융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바꾸어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사례인 것이다. ◇금융자산 운용은 저축상품에서 투자상품으로= 금융자산의 운용 또한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저축상품 중심에서 투자상품 중심으로 바꾸어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2005년 6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들은 평균 56% 정도를 원리금이 보장된 현금·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주식, 채권, 투자신탁펀드, 변액보험, 변액연금과 같은 투자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가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투자상품의 비중 70~80%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낮은 수준인 것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저축상품중심으로 운용하던 미국의 가계금융자산이 1980년대 중반 이후 투자상품중심의 운용구조로 바뀐 가장 큰 배경은 금리의 저하였다. 예금을 해서는 돈을 불릴 수 없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된다. 수 십년 동안 지속 되어 온 두자리수 금리가 지금은 3%대(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로 낮아졌다. 따라서 이제는 저축상품의 비중을 낮추고 위험이 따르더라도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높여가는 포트폴리오를 짜지 않고서는 자산을 불려갈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