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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전립선비대증 쉬쉬 말고 적극 치료를

김세웅 대한남성과학회장·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


"겨울도 지났으니 화장실 자주 가고 소변 줄기도 약해지는 증상들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자주 소변을 보는 '빈뇨'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수술을 걱정하며 한 말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낮은 기온으로 전립선 근육이 수축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많아지는 겨울철 많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환자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진단을 받고 적절히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빈뇨' '잔뇨감' '야간뇨' 등을 대표적인 증상으로 하는데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 방광결석, 신기능 상실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가파른 증가세에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지난 2013년 기준으로 96만7,000여명으로 2006년부터 연평균 11%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의 고령화 추세와 서구적 식습관의 일반화 등을 감안할 때 전립선비대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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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을 부끄럽다는 이유로 쉬쉬해서는 안 된다. 자연스러운 노화의 증상으로 생각하고 무시하는 것은 더욱 위험한 생각이다.

조금이라도 증상이 느껴진다면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며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가 빠를수록 증상은 물론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남성의 말 못할 고민이 아니다. 적절한 방법을 통해 관리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환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치료의 경우 알파 차단제와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전립선 비대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체내물질은 테스토스테론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고 하는 남성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라는 물질을 만나면 더욱 강력한 형태의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변환되면서 전립선 세포를 자극해 전립선을 비대하게 만든다.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는 이 과정에 직접 작용해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치료제로 '피나스테라이드'라는 성분의 약제가 대표적이다. 피나스테라이드는 기존 치료제에 비해 수술 빈도와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급성요폐를 감소시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약물 복용을 원치 않거나 전립선 크기를 빨리 줄이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치료법으로 경요도 내시경 전립선 절제술이 많이 이용되지만 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그린라이트(greenlight)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 절제술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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