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겨울방학은 길어졌는데

올해부터는 학교 겨울방학이 두 달로 늘었다. 기존에 있었던 2월 봄방학을 없애고 대신에 겨울방학을 늦게 시작하면서 두 달이라는 알찬 방학기간을 갖게 되었다. 찔끔찔끔 쉬는 것보다는 이렇게 함으로써 방학다운 방학을 계획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앞선다. 그런데 아쉽게도 학원에는 방학이 없는가 보다. 사실 학교 일정이 바뀐 것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신문지에 끼어 들어오는 학원 개강 광고 전단지들을 보고 나서였다. 8주 특강 프로그램, 2개월 집중 강의 등 이런 알찬(?) 내용들을 보면, 방학은 이미 실종된 셈이다. 뉴스를 보니 예외없이 학원마다 수강생들로 초만원 사태라고 한다. 아이들을 학교에서 학원으로 옮겨다 놓은 꼴이다. 누구나 다 그러니, 아무리 용기있고 똑똑한 학부모라도 이 대세를 어찌 거역할 수 있겠는가. 특히 자식이 배운다는 문제에서 말이다. 그래도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겠다. 분명히 방학은 학교외 생활기간이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지식교육이 아닌 현실을 체험하고 배우는 학습기간이다. 사회봉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우고, 독서와 여행으로 삶의 의미를 깨닫고, 현장 견학을 통해 장래의 계획을 세우는 그 기간이 바로 방학이 아닌가. 누군가 말했듯이 변화는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아는 것보다도 변화의 때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중요한 이때를 지금 이렇게 보내고 있다. 이제 새 정부가 들어서면 또 새로운 변화를 기대를 해 본다. 교육이 정상화되어야 우리에게 미래가 있음은 당연한 얘기다. 그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제 위치에 바로 서는 것이 우선이다. 방학은 방학다워야 하고, 학교 수업은 학교 수업다워야 한다. 방학관리는 가정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학교의 관리, 사회의 관리가 모두 필요하다. 제도의 개선 뿐 아니라, 교육사회시스템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요즘 애들은 감성세대라고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고즈넉한 영화 촬영지에라도 일단 여행을 떠나보자. 그리고 그 감성을 함께 나눠보자. 우선은 이 긴 방학을 위해 작은 변화부터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연택(한양대 교수ㆍ관광정책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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