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대부업체에서 빌려쓴 돈이 11조원을 넘어서고 이용자 수는 2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불황으로 서민들의 돈줄이 말라붙은 상황에서 저축은행 등의 대출 심사는 깐깐해지면서 대부업체를 찾은 서민이 크게 늘어 지난해 1년간 대출잔액은 1조1,400억원 늘었다.
30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총 대부잔액은 11조1,600억원으로 1년 전(10조 200억원)보다 11.4% 늘었다. 대부업체 거래 고객 수는 249만3,000명으로 7,000명(0.3%) 늘었다. 그러나 이는 업체별 이용자 수를 단순 합한 수치로 실제로는 약 150만명가량이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1인당 평균 대부액은 1년 전 403만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448만원으로 10% 넘게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대부업 이용자 수는 거의 증가하지 않은 가운데 금액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대부업체들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보다 기존고객에 대한 대출을 더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대부업체들도 신규 고객의 신용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 고객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신용분포를 보면 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4~6등급이 22.9%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7등급 이하 저신용자 비중은 78.5%에서 77.1%로 줄었다. 대형 대부업체가 TV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것이 대부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출 용도는 전체의 48.3%가 생활비 목적이었고 사업자금(31.4%), 다른 대출 상환용(6.2%) 등의 순이었다. 대부업체 이용자 중 회사원이 52.0%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자가 26.2%, 주부가 8.0%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대부업체들은 평균 차입금리는 7.8%였으며 평균 대부금리는 29.8%를 기록해 1년 전과 비교하면 2.1%포인트 낮다. 특히 신용대출 대부금리는 연 32.1%로 최고금리인 34.9%와 여전히 2.8%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대부업체의 평균 연체율은 4.9%였다.
전업 대형업체들은 업체당 59억원씩 총 5,450억원을 순이익으로 남겼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등록 대부업자 수는 8,694개로 1년 전에 비해 약 6.8% 감소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영업 여건이 열악한 개인 대부업자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