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부동산 개발사업의 3박자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청약률 0%의 애물단지 아파트가 정부의 신도시 계획 발표로 하룻밤 사이에 대박을 터뜨린 효자 사업지로 둔갑했다. 이 사업을 맡아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사업시행자가 대박을 터뜨리는 순간이다. 모든 부동산 개발 시행자들이 꿈꾸는 장면이다.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부동산 시행자들은 너도나도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인해 많은 시행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시행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인허가가 용이한 땅만 확보해 건설사에 맡기면 그만이지 않겠냐고 이야기 하겠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선 분양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를 지을 만한 땅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는 신도시 개발과 지방 균형발전을 꾀한다며 지정한 혁신ㆍ기업 도시 등이 주변 땅값을 껑충 뛰게 만들었다. 물론 한 사업지에 여러 개발업자들이 매달려 제살 깎아먹기식으로 땅값 상승을 초래하고는 것도 문제다. 이런 경우 초기에 평당 100만원 하던 땅값은 사업 추진 마지막 단계에는 1,000만원을 넘어가기도 한다. 분양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대의 합리적인 조정만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지름길이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노련한 토지작업자가 필요한 대목이다. 시행자들은 또 보다 낮은 가격으로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초기에 무리하게 계약금은 물론 중도금 잔금까지 치러야 한다. 여기에서 시행자는 초기 자금 확보라는 첫 시험을 치러야 한다. 누적된 미분양 물건에 막대한 자금이 잠긴 금융권에서 더 이상의 투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도 어려움을 더하게 만든다. 지방의 경우 시공사의 지급 보증이 없으면 제2금융권의 자금도 융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분양가에 상한선을 긋고 각종 인ㆍ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리스크 요인을 미리 짚지 못했다가 인ㆍ허가 일정이 늘어지면 금융 비용이 커지고, 불리한 여건하에서 무리한 분양을 하게 된다. 이처럼 토지, 금융, 인ㆍ허가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만 개발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연륜이 짧은 개발 업체들이 세 가지를 모두 잘할 수는 없다. 시공사 영업부서에 속한 필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각기 상황에 맞춰 연결시켜주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의 주체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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